'군도' 주연 하정우 "아버지 김용건, 나를 두고 기적이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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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연합뉴스

하정우(본명 김성훈)는 소위 '충무로의 대세'다. '추격자' '신세계' '범죄와의 전쟁' '더 테러 라이브' 등 최근 출연작마다 구름관객을 끌어 모았다. 이 정도면 '흥행보증수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도 '눈물 젖은 빵'을 먹던 시절이 있었다. 지난 2002년 영화 '마들렌'으로 데뷔해 4~5년간 단역과 조연을 오갔다. 데뷔 12년, 어느덧 충무로 정상에 우뚝 서 있다. 부친인 중견 탤런트 김용건은 그를 두고 "기적"이라고 했단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캐릭터 분석이 뛰어나다. 이번에 선보이는 '군도'에서 그가 맡은 도치 역이 그렇다. 힘은 장사지만 아둔하기 짝이 없다. 틱 장애가 있고 툭하면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말아 배배 꼬곤 한다. 가끔 텅 빈 시선으로 상대를 쳐다봐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도치는 유연하고 코믹한 인물이에요. 그가 처한 환경을 무겁지 않게 그리는 게 필요했어요."

작품마다 몸을 사리지 않은 연기도 한몫했다. '군도'는 액션 활극. 광활한 벌판에서 말을 타고 달리고, 칼과 창이 난무한다. "도치가 사용하는 칼은 나무로 만든 칼, 고무 칼, 진짜 칼 등 종류만 세 가지나 돼요. 진짜 칼은 매우 무거워 클로즈업 촬영 때 사용했고, 그보다 가벼운 나무 칼과 고무 칼로 액션 장면을 소화했죠." 험한 촬영 장면이 이어지다 보니 부상도 입었다. 칼싸움 장면에선 조윤(강동원)이 휘두른 칼에 팔을 베이면서 파상풍 주사를 맞기도 했다.

하정우는 또한 '노력파'다. 지난해 개봉된 '롤러코스트'에 이어 현재 두 번째 장편영화를 찍고 있다. 위화(余華)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허삼관 매혈기'다. 70억 원이 들어간 꽤 규모가 큰 작품인데, 그는 연출과 주인공을 맡았다. 경남 남해 등지를 돌며 전체 60회차 가운데 현재 19회차를 찍었다.

배우뿐만 아니라 감독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는 것. 그의 꿈은 무얼까. "연기도, 연출도 다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언뜻 제가 정상에 올랐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길게 보면 우리나라를 넘어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배우나 감독이 되고 싶죠. 또 칸영화제뿐 아니라 아카데미에서도 상을 받을 수도 있고요. 중요한 건 오늘 하루하루 즐겁게 재밌게 살아가야겠다는 태도인 것 같아요." 지난 15일 인터뷰에서 그는 시종 차분하고 겸손했다. 간간이 웃음 섞인 답변엔 막힘없이 자신감이 넘쳤다. 김호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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