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바바라' "우리 사귀기로 한 거 맞죠"… 와인보다 달콤하고 짜릿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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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바바라. 영화사조제 제공

"기회 되면 영화에 나왔던 와이너리 꼭 한번 가 보고 싶어요."(수경)

"저는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분명 있을 거라고 믿어요."(정우)

낭만주의 음악감독 정우와 완벽주의 광고쟁이 수경. 일로 만난 두 사람의 연애담을 스크린에 옮긴 것이 영화 '산타바바라'(Santa Barbara)다.

낭만의 음악감독·완벽한 광고쟁이
두 남녀의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


메가폰을 잡은 이는 김기덕, 홍상수, 장률 감독 등 작가주의 감독의 영화를 선별해 투자 및 제작자로 활동하던 조성규 감독. 지난 2010년 영화 '맛있는 인생'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한 그의 네 번째 영화인 '산타바바라'는 미국 LA에서 약 148㎞ 떨어져 있고 태평양과 접해 사철 따뜻한 산타바바라를 배경으로 한다. 새하얀 벽과 주홍빛 기와지붕, 그리고 팜 트리가 이방인을 반기는 거리에는 남부 유럽의 풍취가 물씬 풍겨난다. 때문에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는 시작부터 로맨틱하다.

절친한 형의 배신으로 빚쟁이들에게 목숨보다 소중한 기타를 빼앗긴 음악감독 정우(이상윤)는 광고 음악을 만들어 보자는 제의를 받고 광고 AE 수경(윤진서)과 만난다.

행동 방식도, 가치관도 달라 사사건건 충돌하던 두 사람은 어느 날 함께 와인을 마시던 중 와인과 영화 그리고 산타바바라를 동경하는 서로의 공통적인 취향을 발견하고 호감을 느끼게 된다. 함께 술을 마신 다음 날, 필름이 끊긴 정우에게 수경은 "우리 사귀기로 한 거 맞죠"라며 깜찍한 폭탄발언을 한다. 풋풋한 연애가 시작된 순간 정우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광고 기일을 맞추지 못하게 되고, 사랑보다 일이 우선인 수경은 배신감을 느끼며 이로 인해 둘의 관계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시간이 흐른 후, 일 때문에 다시 만나게 된 둘은 광고 프로젝트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들의 로망이었던 산타바바라로 떠나게 되는데….

극 중 정우와 수경의 사랑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 일로 맺어진 관계에다 이렇다 할 특별한 '사건'도 없는 연애담이기에 그렇다. 둘은 사랑하면서도 자극적인 베드신도 없다. 대신 영화는 무척 감성적으로 이끈다. 아름다운 음악과 풍요로운 산타바바라의 풍광은 제법 어울리며 빼어난 영상미를 만들어 낸다. 산타바바라를 향해 빨간색 오픈카를 타고 떠나는 두 주인공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설레게 한다. 마치 로드무비처럼 다가오는 이 작품에서 산타바바라의 와인은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이어 준다. 둘에게 위기가 찾아오지만 와인과 함께 사랑을 회복하는 것.

영화 '경주' '이리' '비스티 보이즈' '올드보이' 등의 작품을 통해 신비로운 분위기와 개성파 배우로 자리 잡은 윤진서가 완변주의 광고쟁이 수경 역을 맡았고, 주로 TV 드라마를 통해 다정다감한 훈남의 매력을 뿜어내고 있는 로맨틱 가이 이상윤이 낭만주의 음악감독 정우 역을 연기했다. 16일 개봉. 김호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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