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우리가 '넘버 원'] ⑨ ㈜코닥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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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는 연구개발로 '저소음·내구성' 실현

㈜코닥트 심술진 대표가 공장에서 생산되는 케이블 캐리어를 보여주며,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김병집 기자 bjk@

"할 수 있다는 자신감, 하면 된다는 의지, 반드시 성공해서 최고가 돼야 한다는 집념이 지금의 저를, 오늘날의 코닥트를 만들었습니다."

케이블 캐리어 제조업체 ㈜코닥트의 심술진(58) 대표는 스스로 아무것도 없이, 아무것도 모른 채 창업해 남다른 자신감과 추진력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다고 말했다.

케이블 캐리어 조선사 80% 공급
5년 연구 끝에 91년 첫 국산화
3천여 다양한 제품 생산 자부


케이블 캐리어라는 제품 자체도 당시에는 생소해 국내에 어떤 기업도 손을 대지 못했지만, 심 대표는 오히려 국산화에 성공한다면 어떤 제품보다 확실한 사업아이템이 되겠다고 판단, 그의 나이 서른이던 1986년 과감하게 창업에 나섰다.

각종 생산 현장이나 공장의 자동화설비에 연결된 여러 종류의 전선을 보호해주는 장치인 케이블 캐리어는 당시 설비 대형화가 시작됐던 조선과 자동차업계를 중심으로 사용했지만, 전량 독일과 일본에서 수입해왔다.

심 대표는 "단순히 똑같은 외형을 가진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은 쉬웠지만, 수입품과 같은 기능을 갖추기까지는 수십 차례 제품 개발과 실패가 잇따랐다"면서도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될 때까지 매달려 5년 만인 1991년 국내 처음으로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기계 관련 기술도, 상식도 없었다는 그는 혼자 작은 회사를 차리고 금형과 사출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제품 생산에 매진했고, 개발에 성공한 뒤에는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 국산 제품에 대한 인식이 워낙 낮아 조선, 자동차 등 대기업에 납품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IMF 구제금융을 겪으면서 경영이 힘들어진 기업들이 조금씩 국산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면서 "처음에는 공짜로 제품을 써 보라"며 주기도 했다.

그는 "또 수입 제품이 국내에 도착하기까지 임시방편용으로 납품하기도 했지만, 우리 제품이 현장에서 우수한 품질을 입증하면서 신뢰를 쌓아 영업망을 넓혔다"고 전했다.

이제 코닥트의 케이블 캐리어는 이제 국내 조선 대기업 자동화설비 80% 이상에서 쓰이고 있다. 현대기아차, 르노삼성, 쌍용차 등 자동차업체 공장에서도 절반 이상은 코닥트의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연 매출 70억 원의 20%가량은 수출에서 나온다. 일본과 미국, 유럽, 동남아, 남미 등에서 꾸준히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 2008년에는 백만 불 수출탑도 수상했다.

이러한 성장의 저력은 코닥트의 꾸준한 연구개발에서 기인한다.

심 대표는 "우리는 최고의 케이블 캐리어가 가져야 할 요건인 저소음, 내구성, 내마모성, 고정밀도를 동시에 실현해내고 있다"면서 "특허와 실용신안 등 지적재산권도 40여 개나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제품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크기와 넓이, 높이, 용도 등이 각기 다른 3천여 종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닥트는 최근 케이블 캐리어가 굽어지는 곡률을 규격화해 고객들이 직접 모듈을 조립해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체인'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가 확보한 좋은 제품과 가격, 빠른 시장대응력, 오랜 신뢰 등에 더해 고객과 보다 가깝게 다가가 물류비를 줄이고 판매망을 넓힐 수 있는 '스마트 체인'을 연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또 "이 같은 제품 규격화와 함께 생산 자동화시스템을 5년 내 구축해 장년층·노년층 인력을 흡수하고 인건비 절감을 실현 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본보·한국무역협회 부산 지역본부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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