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껏 달아오른 아파트 분양시장 열기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부산지역 신규 분양시장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활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아파트시장은 신규 입주 물량 부담으로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의 진단을 통해 하반기 부산지역 아파트시장을 내다본다.

분양시장 활황세 지속
신규 입주 물량 공급과잉 탓
기존 주택 거래 어려움 예상
부양책 나올 땐 다소 회복

강정규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부산지역 신규 분양시장에 하반기에도 높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했다. 강 교수는 "관심도가 높은 주요 신규 분양단지들이 잇따라 분양에 나서 높은 청약열기 유지가 예상된다"면서 "기존 주택시장은 입주 물량 과다로 공급과잉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분양시장을 제외한 전체 아파트시장은 전반적인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의 부동산경기 부양책이 나오면 거래량 등이 다소 회복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보다 조심스러운 전망을 제시했다. 서 교수는 "기존 아파트 거래 시장과 대비되는 분양시장 호조가 부동산시장 가격을 상승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예년 아파트 평균 공급량보다 많은 신규 입주물량이 계속 공급되기 때문에 기존 주택 처분이 어려워져 입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서 교수는 "'부산발 하우스푸어' 현상도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서 교수는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규제완화 및 제도개선 조치가 시행되면 미미한 수준의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서성수 영산대 부동산자산관리전공 교수는 '신규 분양시장 강세, 기존주택시장 강보합세'로 하반기 시장을 전망했다.

서 교수는 "금정구 장전동 등 선호지역 대규모 재개발단지가 분양 열기를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분양가가 현재 예상되는 수준을 넘어선다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 수영구에서 지난 5월 분양이 이뤄진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 방문객들이 몰려 있다. 부산일보DB

신규분양 시장 강세 전망에 대해 서 교수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수익을 빠르게 실현할 수 있는 분양권으로 계속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신규 입주물량 부담에 대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입주물량이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시장 약보합세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영래 모바일 부동산리서치사 부동산서베이 대표이사는 "시중 유동자금이 분양시장으로 계속 몰려 하반기에도 분양시장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이사는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 분양단지가 많아 호황이 정점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면서 "분양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분양가 수준에 따라 단지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서베이 집계에 따르면 하반기 부산지역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은 1만 2천여 가구에 이른다. 특히 강서구와 수영구를 중심으로 입주물량이 집중된다.

이 대표이사는 "강서구와 수영구, 남구 시장상황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신규 분양시장도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에 무리한 매수는 자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현우 기자 hoor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