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결절(크기 0.5㎝ 이하), 세포검사 꼭 안 받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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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치료 어떻게

갑상선암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그 위험성에 대해 일부에선 과잉진단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다른 쪽에선 환자별로 다양한 상황들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자칫 심각한 상황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수술 후 후유증에 대한 우려도 큰 편이다. 혼란스러운 것이다. 마침 해운대백병원 갑상선센터가 오는 19일 오전 10시 병원 5층 강당에서 '갑상선암, 무엇이 궁금하세요?'라는 제목으로 시민강좌를 개최한다. 갑상선암의 의문에 대해 전문가들이 답해 주겠다는 것이다. 과연 어떤 답을 준비 중일까.

2㎝ 넘거나 위험인자 있으면 검사
수술 후에는 재발·전이 방지 차원
방사선 요오드·갑상선 호르몬제
환자 특성 따라 일정기간 복용해야

■갑상선 결절, 세포검사 꼭
해야 하나?

흔히 '갑상선암을 꼭 수술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실은 그에 앞서 갑상선에 결절, 즉 혹이 생겼다면 세포검사를 꼭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 세포검사로 암 여부, 또 암이라면 악성인지 양성인지 판별할 수 있고, 악성이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병원 내분비대사 내과 이은주 교수는 "갑상선 결절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이 검사를 받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특정한 경우에는 적극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가 말하는 '특정한 경우' 중 하나는 환자에게서 암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다. 어떤 질환 때문에 목 부분에 방사선을 자주 쬐었다든가,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다든가, 결절이 갑자기 커지고 목소리가 쉬거나, 성대가 마비되거나, 림프절이 비대해지는 경우 등이 그렇다.

'특정한 경우'의 다른 하나는 결절의 크기와 모양이다. 보통 크기가 2㎝ 이상인 경우 세포검사를 고려한다. 1~2㎝ 정도의 크기에선 암 위험인자가 없고 초음파 검사 소견상 특이한 이상이 없을 땐 거의 대부분 양성이라 세포검사가 필요치 않은 것으로 본다.

문제는 1㎝ 미만의 작은 결절이다. 일단 초음파 검사상 결절의 모양이 앞뒤가 길거나, 경계가 불규칙하고, 석회화가 진행됐거나, 림프절이 비대해진 경우는 1㎝ 미만이라도 세포검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0.5㎝ 이하의 경우 암으로서 큰 위험성이 없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미국갑상선학회에서는 암 위험인자가 있고 초음파 검사상 악성을 시사하는 소견이 보이더라도 0.5㎝보다 큰 경우에만 세포검사를 시행하고, 전이가 의심되는 경우에만 크기에 제한 없이 세포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갑상선학회도 비슷하게 적용하고 있는 부분이다.


■수술 후 약은 평생 먹어야 하나?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환자는 수술 후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하게 된다. 우선은 우리 몸의 대사와 항상성 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하기 위해서다. 암 때문에 갑상선 조직을 제거하면 이 중요한 호르몬을 만들어 낼 수가 없으므로 외부에서 꼭 보충해야 한다. 양쪽의 갑상선 중 한쪽만 제거했을 때도 호르몬제를 복용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남아 있는 한쪽의 갑상선이 우리 몸에 충분한 양의 호르몬을 만들어 내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갑상선암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갑상선에서 호르몬이 안 만들어지면 뇌에서는 갑상선을 만들도록 자극하게 하는 호르몬이 증가하게 된다. 이 호르몬이 증가하면 수술 후 미세하게 남아있는 갑상선 암조직이 자극을 받아 증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수술후 적어도 3~5년 동안은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해서 뇌쪽에서 나오는 갑상선 자극 호르몬을 억제해야 한다.

문제는 그런 갑상선 호르몬제를 언제까지 얼마나 먹어야 하느냐다. 보통 3~6개월 간격으로 갑상선 호르몬 검사를 하면서 약의 용량을 정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수술 후 암 추적 검사 결과에 따른 위험도에 따라 환자마다 개별화돼 정해지게 된다.

이 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미경 교수는 "약을 먹어야 하느냐, 먹는다면 얼마만큼 먹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다른 환자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환자 스스로가 처한 환경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 후 방사성 요오드 치료 꼭 필요한가?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환자는 추가적으로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에 거부감을 보이기 쉽다. "깨끗하게 수술됐다면서 왜 몸에 안좋은 방사성 치료를 받아야 하냐"는 불만 때문이다.

사실 암이 갑상선에 국한돼 있고, 또 해당 부위가 완전히 제거됐다면 이 치료는 굳이 받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암이 이미 임파선과 주변 조직으로 전이된 상태에서 해당 부위를 제거했을 경우, 수술 전 미처 파악되지 못한 전이암이 있을 수 있다. 또 수술 부위 암의 재발률을 낮출 필요도 있다. 이 경우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의사들은 권고하는 것이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제는 캡슐 형태, 또는 액체로 만들어져 있다. 이를 복용하면 방사성 요오드가 갑상선 세포 속으로 흡수되며, 이를 통해 수술로 제거되지 않고 남아 있는 암조직, 또는 임파선이나 다른 조직으로 퍼져 있는 갑상선암을 진단·치료하지만 정상 기관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고 배설된다.

이 병원 핵의학과 심혜경 교수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목이나 다른 기관으로 전이된 분화성 갑상선암 환자의 생존률을 향상시키는, 반 세기 이상 지속된 검증된 표준 치료법"이라며 "방사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치료를 거부하거나 늦추지 말고, 그 필요성을 알아본 뒤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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