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사퇴 기자회견 "나는 실패한 감독… 책임지고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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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브라질 월드컵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홍명보(45) 축구 대표팀 감독이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라는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홍명보 감독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드컵을 가기 전에 국민 여러분께 희망을 드리겠다고 얘기했는데 결과적으로 희망 대신 실망감만 드리게 돼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명보 감독, 자진 사퇴 기자회견
"희망 대신 실망감만 드려 죄송"
"위로 회식, 신중하지 못 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한 홍 감독은 "오늘 책임지고 대표팀 감독자리를 떠나겠다. 앞으로도 좀 더 발전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6월 24일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은 382일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고 쓸쓸히 퇴장하게 됐다.

홍명보 감독은 "모든 것은 결과가 이야기한다. 알제리전 패배 때부터 사퇴를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나쁜 결과를 가져온 만큼 나는 실패한 감독"이라며 "월드컵 이후 잘못된 점을 반성해서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해 사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입국하면서 사퇴했다면 비난을 어느 정도는 피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일찍 앞에 나서지 않은 이유는 그 비난들까지도 내 몫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월드컵 성적 부진에 대해 "모든 것을 제가 판단했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의 유임 결정에도 끝내 자진 사퇴를 선택한 것은 한국 축구의 선장으로서 마지막 책임감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홍 감독은 월드컵 16강 진출이 좌절된 후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설득으로 마음을 돌렸다.

하지만 월드컵 성적 부진을 놓고 축구협회 내부에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면서 여론의 반응이 냉담해졌다. 거기다가 벨기에전이 끝난 후 이구아수 베이스캠프에서 선수단이 가진 폭탄주 회식과 홍 감독의 토지구매 보도가 나오면서 여론이 급속하게 악화됐다.

결국 홍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 감독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한국축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감독직 사퇴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은 이구아수 회식에 대해 "동영상 문제는 벨기에전이 끝나고 이구아수 캠프에서 가진 것인데 어린 선수들이 패배에 대한 슬픔이 커 그것을 위로해 주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신중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또 자신의 토지 구매에 대해선 "땅 문제는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다. 제 삶이 그렇게 비겁하지는 않았다"고 답변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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