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가 네덜란드를 꺾고 24년 만에 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아르헨티나는 10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네덜란드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겼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결승 무대에 올랐다.

양팀 수비축구로 점수 못 내
메시·로번도 발 꽁꽁 묶여
아르헨, 승부차기서 4-2 승

두 팀은 이날 수비축구로 일관했다. 연장전까지 120분 내내 양 팀의 에이스 리오넬 메시와 아리언 로번은 철저히 마크당한 가운데 침묵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수비수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와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의 선방에 힘입어 승부차기까지 가서 승리했다.

전날 브라질의 7-1 참사 때문인 듯 두 국가는 상대 역습을 극도로 조심하면서 수비 위주의 경기를 풀어갔다.

기회는 아르헨티나에 먼저 왔다. 메시가 전반 13분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낮고 강하게 직접 슈팅했으나 골키퍼에 막혔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23분 코너킥을 뒤에서 침투한 가라이가 헤딩했으나 볼은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네덜란드는 전반 내내 슈팅을 한 차례밖에 시도하지 못했다. 이마저도 유효슈팅이 아니었다. 간판골잡이 로번은 볼을 거의 건드리지도 못했다.

네덜란드는 후반 4분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얻은 프리킥을 스네이더르가 직접 슈팅했으나 볼은 높이 솟구쳤다. 후반 28분에는 판페르시가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슈팅을 시도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아르헨티나도 후반 30분 페레스의 크로스를 이과인이 슬라이딩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선심의 깃발이 올라갔다.

네덜란드는 후반 추가시간에 로번이 골지역에 침투해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했다. 그러나 마스체라노가 뒤에서 끈질기게 따라와 발을 뻗어 슈팅을 막아냈다. 경기의 운명을 바꾼 결정적인 태클이었다.

이날 마스체라노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팀의 무실점을 이끌었다. 4개의 태클과 3개의 인터셉트를 기록하며 로번과 판페르시, 스네이더르의 공격을 무력화했다. 마스체라노는 전반 26분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상대 선수와 머리를 부딪쳐 뇌진탕 증세를 호소하기도 했다.

두 팀은 연장전까지 갔으나 승부를 결론 내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로메로의 선방쇼에 힘입어 아르헨티나가 결승전 진출에 성공했다.

네덜란드의 1번 키커인 플라라와 세 번째 키커 스네이더르의 슈팅이 로메로의 손에 막히고, 메시 등 아르헨티나 키커 4명은 잇달아 성공하면서 결국 아르헨티나의 4-2 승부차기 승리가 확정됐다.

아르헨티나는 오는 14일 오전 4시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독일과 결승전을 치른다.

이에 앞서 네덜란드는 13일 오전 5시 브라질리아 마네 가힌샤 국립주경기장에서 개최국 브라질과 3-4위전을 가진다. 이병철 기자 pet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