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 데이' 미식축구 최고의 신인선수 선발 '총성 없는 장외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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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 데이. 포커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무엇일까? 추신수와 류현진이 뛰고 있는 프로야구가 아닐까. 한국인이라면 이렇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미 프로풋볼(NFL), 즉 미식축구가 최고다. 지난 1월 여론조사 기관 해리스 폴의 조사 결과, NFL이 올해에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해 1985년부터 30년 연속 정상에 군림하고 있다. 프로야구(MLB), 대학풋볼, 카레이스, 프로농구, 아이스하키, 대학농구 순으로 뒤를 이었다.

10일 선보인 영화 '드래프트 데이'(Draft day)는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 미식축구를 소재로 신인 선발 결정권을 쥐고 있는 한 구단의 단장 이야기를 풀어낸다. 최고의 신인선수 선발을 위한 장외 전쟁을 스크린에 옮긴 것. 영화로 맛만 보여 주지만 실제 드래프트 데이는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경기 못지않게 TV로 생중계되는 연례행사로 모든 선수와 팬, 구단 관계자들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는 최고의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이야기는 복잡하지 않다. 팀의 운명을 결정할 신인 선수 선발전을 앞두고 있는 단장 써니(케빈 코스트너)는 우여곡절 끝에 획득한 1순위 지명권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진다. 많은 구단과 선수, 팬들의 시선이 모두 집중된 이날, 최고의 선수를 차지하기 위한 끊임없는 물밑작업과 치열한 심리전 속에서 갈등하던 써니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다는 것이 큰 줄거리다.

줄거리가 암시하듯 미식축구 드래프트는 지난 1년간 성적을 바탕으로 각 팀별로 선수 선발 순위가 정해지는데 이 과정에서 구단별로 '물밑 거래'가 오고 간다. 좋은 선수를 영입해야 다음해 성적이 나아질 수 있는 까닭에 팀별로 펼치는 총성 없는 장외전쟁과 심리전, 두뇌싸움이 영화의 핵심이다. 여기에 가족, 유머, 로맨스, 역전의 쾌감 등을 가미해 근사한 한 편의 작품으로 다가선다.

스포츠를 소재로 한 할리우드 작품 중에서 감동과 전율을 남긴 영화가 꽤 많다. 예컨데 스포츠 에이전트 제리 맥과이어의 모습을 통해 스포츠 세계의 희로애락을 그리며 감동을 선사한 '제리 맥과이어'나 미국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바꿔 놓은 실화를 스크린에 담아내며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머니볼' 등이 그렇다. 그러나 미식축구나 드래프트 데이에 대한 인식의 부족 탓일까. 영화 '드래프트 데이'는 다소 낯설다. 또한 미국인들만큼 감동과 흥분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선수 선발이 야기할 수 있는 결과가 가시적이지 않기에 스포츠의 긴장감은 떨어지고, 극 중 써니와 알리(제니퍼 가너)의 러브 스토리는 자연스레 녹아들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맨 오브 스틸', '쓰리 데이즈 투 킬' 등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케빈 코스트너가 팀의 드래프트를 책임지는 단장 써니 역할을 맡았다. 여기에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로 많을 사랑을 받았던 제니퍼 가너가 써니를 보좌하는 수석 매니저 알리 역으로 캐스팅돼 극의 활기를 더한다. 김호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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