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해운대 보궐선거서 읽는 새누리 공천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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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 '전략공천 시대' 저문다

'해운대·기장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선출 과정을 보면 2년 뒤 총선 공천구도를 읽을 수 있다.'

8일 배덕광 후보의 승리로 끝난 새누리당 해운대·기장갑 공천 과정이 변화되고 있는 새누리당 PK(부산·경남) 공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중앙당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후보를 찍어 내리던 이른바 전략공천의 틀에서 벗어나 지역 유권자들의 뜻을 존중하는 상향식 공천이 새누리당 내에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심'보다 '민심' 우선
2명 예비후보 경선 유지
상향식 공천 원칙 지켜
신인 진입 장벽은 숙제
배덕광 후보 최종 확정


■PK지역 상향식 공천 착근=당초 이 지역은 중앙당의 거물을 투입하는 전략공천이 유력했다. 보궐선거의 특성상 여러 명의 경쟁자가 이전투구를 벌이는 경선의 후유증이 부담스럽고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인물을 공천함으로써 단기전의 기선을 제압하기에 쉽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격론 끝에 2명의 예비후보가 경선을 거치는 상향식 공천의 틀을 유지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도입한 상향식 공천의 기본 원칙을 이번 재보궐선거에도 그대로 적용해 원칙을 지켜나가겠다는 당 지도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 같은 현상은 여야 할 것 없이 거물급 인사의 돌려막기 공천으로 각종 잡음이 일고 있는 수도권 재보궐선거 공천 과정과도 확연히 대비되는 것이다.

해운대·기장갑 공천 과정에서 지역여론 수렴 역할을 맡으며 공천관리위원으로 활동한 김세연 당 사무부총장은 9일 이와 관련,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부산·경남지역은 앞으로도 철저히 주민의 의사가 밑에서부터 반영되는 상향식 공천의 틀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당내에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번 재보궐선거는 이 같은 원칙을 확인하는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2년 뒤 있을 제20대 총선에서도 당심보다는 민심이 우선하는 공천 트렌드가 지속될 전망이다. 누가 지역에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는 의미 있는 일을 해왔는지가 공천의 제1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중앙의 정치 지망생들도 지역의 밑바닥을 훑는 작업을 선행해야 공천 티켓을 손에 쥘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착까지 과제 산적=이처럼 상향식 공천제가 PK 공천모델로 주목을 받고 지역 유권자들의 뜻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다가오는 총선에서 그 취지를 십분 살리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먼저 인지도에서 앞서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는 허점 보완이 시급하다. 이 같은 허점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경선에 나선 현역 구청장들이 높은 인지도를 앞세워 전원 공천됨으로써 지역 유권자들의 뜻과 동떨어진다는 비판 여론에 직면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의정활동이나 지역공약 이행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활동이 부실한 현역 국회의원들을 철저히 검증해 사전에 걸러내는 컷오프제를 도입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신인 및 청년 정치지망생과 여성, 장애인 등 소외계층의 정치권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도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8일 오후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새누리당 해운대·기장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경선에서는 배덕광 전 해운대구청장이 현장 당원투표와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한 결과 872표를 얻어, 582표에 그친 김세현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을 제치고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노정현 기자 jhno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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