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우리 브랜드] 부산새벽시장 협동조합 공동브랜드 '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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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 도매, 자두 도매… 도매상이 만든 과일가게

부산새벽시장 상인 16명이 협동조합을 결성해 공동브랜드로 탄생시킨 '채과장'이 부산지역 신도시 직영매장 4곳을 중심으로 매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채과장'에서 받은 채소와 과일을 판매하고부터는 가게 매출이 단위가 달라졌어요. 하루 30만 원 안팎이던 매출이 100만 원 이상으로 3~4배 뛰었으니까요."

부산 연제구 과정로에 위치한 친환경상품 판매점 '서로좋은가게' 직원들은 최근 신바람이 절로 난다. 부산 사상구 '새벽시장' 상인들이 뭉쳐 만든 협동조합 '채과장(채소·과일장터)'의 물건을 공급받아 판매한 뒤부터 부진했던 매출이 급상승세로 반전됐기 때문이다.

채소·과일상 16명이 산지 직송
해운대 등 4개 매장 월 2억 매출
인테리어·품질로 젊은 주부 공략
"5년 내 50개 매장 개설 목표"

"친환경제품을 주로 팔다 보니 고객들에게 문턱이 높게 느껴졌는지 그동안 장사가 잘 안 됐어요. 그런데 '채과장'에서 싱싱한 제철 과일과 채소를 싸게 공급 받아 팔기 시작하면서부터 손님이 몇 배나 늘었습니다. 지난 27일 행사 땐 채소, 과일 매출만 280만 원을 올렸어요. 덩달아 저희 제품 매출도 170만 원을 기록했지요."

'서로좋은가게' 안영주 부산점장은 "전통시장의 상품 위력이 이렇게 큰지 몰랐다"며 "자활센터인 '서로좋은가게'가 '채과장'을 만나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새벽시장 협동조합 공동브랜드 '채과장'의 성장세가 무섭다. 지난해 연말 기장군 정관신도시에 '채과장' 1호점을 연 뒤 지난달 문을 연 해운대신도시 4호점까지 6개월 사이에 4개의 직영매장을 개설했다. 현재는 경남지역에 5호점을 열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각 매장 매출이 월 평균 5천만 원 정도 됩니다. 4개점에서 총 2억 원 정도가 팔리는 거죠. 연내 직영매장 10호점 달성, 향후 프랜차이즈 매장 개설까지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부산새벽시장' 강경철 상인회장은 "우리 시장이 도매를 위주로 하다 보니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려가기 위한 아이디어로 공동브랜드와 직영매장을 생각해 내게 됐다"며 "상인들이 각자 전문화된 품목을 산지에서 사들여 소비자에게 바로 공급하니 품질이 좋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협동조합에는 현재 16명의 상인이 참여하고 있다. 30여 년간 귤 도매를 전문으로 해 온 강 회장처럼 각자 취급하는 품목이 따로 있다.

"경북 의성의 자두, 김천과 영천의 포도 등 제철 과일을 중간유통 없이 산지에서 직송으로 각 매장에 공급합니다. 이제는 '채과장'이 우리 시장 상품의 가장 큰 판매처이자 고객이 되고 있어요. 또 매장마다 2명의 20~30대 젊은이들을 판매직원으로 고용하고 있기 때문에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현재 정관신도시와 해운대신도시에 각각 2개점씩 직영점을 운영 중인 '채과장'은 백화점 못지않은 깔끔한 인테리어와 품질로 까다로운 젊은 주부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협동조합 결성 뒤 상인들은 전문가들로부터 상품 진열, 인테리어, 고객 응대법 등 총 20시간의 교육을 이수했다.

'채과장' 이진태 해운대신도시점장은 "가게를 찾는 손님 중 단골 비율이 50% 이상"이라며 "경매과정을 거치지 않고 산지 직송 상품을 하루빨리 손님들에게 선보인다는 점이 아무래도 신선도와 맛에서 큰 차이를 낸다"고 말했다.

전국의 협동조합 중에서도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채과장'은 오는 25~26일 벡스코에서 열리는 '2014 사회적경제 박람회'에도 참가한다.

강 회장은 "박람회에서 채소, 과일 시식행사 등을 통해 부산시민께 인사드릴 예정"이라며 "앞으로 5년 내에 50개 매장 개설을 목표로 소비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새벽시장, '채과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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