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좌수영 성곽 원형 추측 유구 무더기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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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좌수영성의 성곽 외부 원형을 추측할 수 있는 유구(遺構)가 한꺼번에 발견됐다. 이에 따라 경상좌수영성 및 성문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박물관 문화재조사팀은 지난 4월 말부터 수영구청에서 의뢰한 수영사적공원 일대 도로 확장공사를 위해 문화재 발굴 조사를 시행, 경상좌수영의 북문 성벽과 함께 옹성(항아리 모양의 성문 보호시설), 문지(門址), 수구(배수구), 치(일정 구간마다 성곽에서 바깥으로 튀어나오도록 한 구조물) 등으로 추정되는 유구를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부산박물관 조사팀 발굴
"성벽 실체 알수 있는 흔적"

이번에 발굴된 북쪽 성벽(북문지 발굴 구간 포함)은 길이 30m에 달한다. 잔존 성벽(체성부) 높이는 1.8~2.1m 규모로 상당히 양호한 상태로 남아 있다.

또 이번 발굴조사에서 성벽, 치(혹은 적대(敵臺)일 가능성도 있음)뿐만 아니라 성벽 사이로 수구도 발견됐으며 북문지 근처에서는 옹성을 쌓은 흔적도 확인됐다.

성곽 전문가인 나동욱 부산근대역사관 관장은 "큰 돌 사이에 작은 돌을 끼워 넣거나 중간중간 입석(立石)을 쌓은 것으로 봐서 조선시대 수군들의 성 쌓는 수법"이라며 "좌수영 성벽의 실체를 알 수 있다는 게 이번 발굴의 최대 성과"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발굴 현장을 방문, 유구를 직접 확인한 문화재청의 한 문화재위원도 "조선 후기 성에서 성곽의 중요한 가치를 갖는 이런 유구가 한꺼번에 발굴된 경우는 매우 드문 일"로 평가했다.

하지만, 도로 확장공사 목적으로 시행한 문화재 발굴조사에서 예상치 못하게 중요한 가치를 갖는 유구들이 나와 발굴을 의뢰한 수영구청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수영구청 관계자는 "북쪽 성벽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문화재가 나와 당황스럽다"면서 "1차로 문화재청 자문회의 의견을 받아보고 나서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달식 기자 do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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