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아! 브라질] 브라질 축구 유학 …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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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톱 공격수 박주영은 축구대표팀에서 유일한 브라질 축구유학 경력자다. 그런 까닭에 박주영은 이번 월드컵 기간에 브라질 현지 적응에 대한 노하우를 나름대로 후배들에게 전수해 줬을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은 대구 청구고 1학년 때 브라질 지쿠 축구학교에서 축구 유학을 했다. 브라질에서 1년간 생활한 후에 박주영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축구대표팀 수비수로 활약했던 이호(상주 상무)와 송한복(광주 FC)도 브라질 유학파에 속한다. 지금도 매년 100여 명 정도가 축구유학을 위해 브라질을 찾고 있다.

매년 100명 출국, 성공 희박
'가짜 코스'도 많아 유의 해야


이렇게 브라질을 찾고 있는 이유는 축구 인프라 뛰어나기 때문이다.

브라질에서는 유소년 축구 시스템이 발달돼 있다. 브라질의 프로축구 1, 2부 리그의 팀들이 자체 유소년팀을 육성하기 때문에 그 팀에 들어가면 선진적인 축구를 배울 기회가 활짝 열린다.

브라질 어린이들도 축구에 자질을 보이면 프로클럽의 유소년 학교나 전문 축구학교로 보낸다. 이런 체계적인 클럽 시스템을 통해 훌륭한 선수들이 끊임없이 배출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매년 100명 이상이 브라질 축구 유학을 다녀오지만 성공한 선수는 아주 드물다. 무슨 이유일까?

우선은 브라질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축구를 배워 국내에 들어오면 한국 분위기에 적응을 못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선후배 개념이 없는 브라질에 있다가 국내에 들어오면 선배들의 등쌀을 못 견딘다.

국내에 있는 축구 지도자들도 유학파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1, 2학년 때 브라질 단기 유학을 갔다가 복귀하면 '건방지다'며 홀대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엉터리 축구유학을 갔다 오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는 것이다.

정식 축구교실이 아니라 정체불명의 부실한 축구교실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 축구 관계자들은 거의 모르고 있다고 한다. 한국인으로 브라질에서 축구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는 박 모씨는 "어떤 학원의 경우 프로그램이 형편없고, 브라질 코치는 동네축구에서 공 좀 찬다고 소문난 사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런 현실이 외부에 알려질까 두려워 인적이 드문 산속에 축구교실을 세워 운영하는 곳도 많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많은 축구 유학생들이 축구를 그만두고 한국으로 돌아가려 한다.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선불을 내고 입학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기간을 채우고 나오게 된다.

박 씨는 "축구 유학을 보내기 전에 사전에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자녀들을 브라질에 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상파울루=김병군 기자 gun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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