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만 보니? 브라질 광고도 즐겨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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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지만 깨어 있는 것처럼 잔머리를 쓴 모습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브라질의 한 커피 광고. 임기응변과 롤 브레이킹 등을 포괄하는 브라질의 문화코드 '제이치뉴'를 활용한 광고다. 산지니 제공

오는 13일 개막하는 브라질 월드컵을 맞아 지역 출판사인 산지니가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의 문화를 맛볼 수 있는 대중서와 학술서를 최근 쏟아냈다.

축구 시청과 함께 월드컵 개최국인 브라질과 남미의 색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중남미 문화를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소개하기 위해 산지니가 기획한 '라틴아메리카 문화지도' 시리즈의 첫 기획인 '브라질 광고와 문화' '멕시코를 맛보다'가 눈에 띈다.

한국외대 포르투갈어과 이승용 교수가 쓴 '브라질 광고~'는 그 사회의 문화를 가장 간명하게 드러내는 광고를 통해 브라질 문화에 접근한다.

월드컵 맞아 '남미 문화' 서적 봇물
광고·음식 통해 문화 들여다보기
언어·민주주의 다룬 학술서도 출판


사전심의도 없고 소재와 표현 수위에 거의 제한이 없어 창의적인 광고가 넘쳐나는 브라질은 세계 3대 광고대국이다. 여성을 성적 유희의 대상으로 표현하는 광고까지 별다른 제재 없이 만들어지지만 수용자의 습관에 영향을 미치는 술 담배 광고는 방영시간을 제한하고, 사회적 통념에 반하는 매춘 등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책은 배포금지 처분을 받은 광고 사례를 통해 브라질 사회 속에 숨겨진 인종·계급 차별적 요소를 드러낸다.

포르투갈의 322년 식민 지배와 인디오, 아프리카 흑인, 유럽 백인 등 다양한 인종의 수직적 계급 형성, 독립국가 수립 이후 군부 쿠데타와 군사독재, 민주화 등의 역사가 브라질 문화의 뿌리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최명호 연구교수가 6년 동안 현지에 거주하며 맛본 음식을 토대로 쓴 '멕시코를 맛보다'는 데킬라와 나초 등으로 친숙한 멕시코의 음식문화를 소개한다.

고대 마야 원주민과 스페인 출신 이주민, 유럽과 아랍권 음식 문화가 뒤섞인 이곳 음식문화를 먹는 순서와 지역별로 일괄하고 멕시코로 여행 갈 때 참조할 수 있도록 식당 주소까지 친절하게 담았다.

산지니는 중남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좀 더 심화한 학술총서 3권도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과 함께 펴냈다.

'중남미지역원 학술총서' 시리즈의 22~24권으로 나온 '라틴아메리카의 과거청산과 민주주의'(노용석) '사막의 기적?'(조경진) '라틴아메리카의 언어적 다양성과 언어정책'(김우성)이다. 각각 과테말라·엘살바도르의 과거청산 작업, 칠레 북부 지역개발 신화와 흥망성쇠, 중남미 각국의 언어 민족주의 정책을 심도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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