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블부블-부산 블로그] 핫한 프랜차이즈 분식점 '바르다 김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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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소풍 갈 때 맛보았던 '엄마표 김밥'이네!

'바르다 김선생'의 바른김밥(사진 위)은 오이와 당근이 듬뿍 들어간 덕분에 아삭하고 깔끔한 맛이 난다. 갈비만두는 진한 소스 탓에 많이 먹기는 조금 부담스러운 편이다.

우리에겐 생각만 해도 힘이 되어주는 솔 푸드가 하나씩은 있는 것 같다. 어떤 음식이든 잘 먹는 나에게도 그런 음식이 있으니 그건 바로 김밥이다.

김밥 하면 언제나 떠오르는 추억 속의 풍경이 하나 있다. 어릴 적 소풍이나 운동회가 열리던 날이면 새벽 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김밥을 말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다.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를 다듬고 볶고 갓 지은 밥을 식히는 등 김밥 만들 준비가 끝나 본격적으로 김밥을 말기 시작할 때쯤이면, 나도 잠에서 깨어 엄마 곁에 앉아 고소한 내음 풍기는 김밥을 바라보며 군침을 삼키곤 했다. 


햅쌀·청정김·백단무지 등
'바른 재료'로 건강에 초점
식감 살리는 신선한 채소 가득


그런 모습이 측은했는지 아니면 귀여웠는지, 예쁘게 썬 김밥을 먼저 도시락에 넣고 남은 김밥 꽁다리를 입에 넣어주며 맛있느냐고 묻던 엄마의 미소 띤 얼굴을 떠올릴 때면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게 된다.

이런 추억 속의 정성 어린 김밥은 1년에 몇 번 먹기 어려운 귀한 음식이었는데, 2000년대 초 저가형 김밥 체인점들이 등장하면서 그런 행복한 풍경은 많이 사라진 것 같다. 단돈 1천 원이면 힘들이지 않고도 김밥을 먹을 수 있기에 대부분 엄마들은 더 이상 김밥을 마는 데 시간을 투자하지 않게 됐다.

대부분 저가형 김밥집들은 단가를 맞추기 위해 믿지 못할 중국산 등 저렴한 재료들을 많이 사용한다. 김밥은 맛으로 먹기보단 저렴하게 한 끼 때우기 위한 음식으로 자리 잡았고, 내 추억 속의 김밥이 그런 대접을 받을 때마다 안타까웠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닌지, 비록 엄마표 같은 사랑 넘치는 김밥은 아니더라도 조금 비싸지만 믿을 수 있는 재료에 맛난 김밥을 맛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대변하듯 수도권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김밥집들이 하나둘씩 생겨났다.

그중 하나인 '바르다 김선생'이 해운대 장산역 근처에 분점을 냈다는 소식을 듣고 그 맛이 궁금해 찾아보았다. 심플하면서도 깔끔한 외관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벌써 입소문이 났는지 오픈 시간 전인데도 포장주문 들어온 김밥을 마는 손길이 분주하다. 메뉴판을 들여다보니 '바른김밥'을 비롯해 8가지 김밥과 함께 사이드메뉴로 덮밥, 면, 만두가 준비되어 있다.

이것저것 맛볼 요량으로 이 집의 기본 김밥인 '바른김밥'과 함께 '매운제육쌈김밥', 그리고 요즘 서울에서 유행한다는 '갈비만두'도 주문해봤다. '바른 재료'를 사용해 건강한 김밥을 만들고자 하는 '바르다 김선생'의 신조를 반영하듯 사카린, MSG, 합성보존제, 표백제, 빙초산을 사용하지 않은 백 단무지, 전통 찜 누름방식으로 짠다는 참기름, HACCP 인증을 받은 청정 농장의 무항생제 계란, 남해 청정지역에서 자란 엄선된 원초만으로 만들어 두 번 구운 김, 나트륨 함량을 줄인 햄, 무기질 함량이 높은 국내산 햅쌀 등을 사용한단다. 이런 재료들이 가격에 반영되다 보니 비싸질 수밖에 없지만, 수긍이 간다.

자리에 앉아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며 시원한 물 한잔 먹으려고 하니 이 집 물도 남다르다. 국내산 보리와 옥수수를 섞어 만든 곡차를 셀프로 떠먹을 수 있게 준비해 놓았다. 보리의 구수함과 옥수수의 단맛이 잘 녹아들어 있어 속이 편안해졌다. 잠시 후 기본으로 챙겨주는 백 단무지, 두부 크루통이 들어있는 쇠고기 국물과 함께 주문한 음식들이 나왔다.

먼저 기본 김밥인 '바른김밥'부터 맛을 보았다. 여느 김밥집의 김밥보다 크기가 조금 더 크다. 밥보다는 오이와 당근 등 들어가는 신선한 채소의 비중이 높다 보니 아삭한 식감과 함께 먹고 난 후 깔끔하면서도 건강한 느낌이 들었다.

이어서 케이블TV에 소개돼 한번 맛보고 싶었던 '갈비만두'도 먹어보았다. 쫀득한 만두피는 좋았지만 갈비 본연의 맛보단 소스의 맛이 강해 한두 개 정도는 괜찮지만 그 이상을 먹으면 질리는 느낌이 들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먹는 것이 아니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았다.

'매운제육쌈김밥'은 모양부터 마치 제육볶음을 쌈 싸먹는 느낌이다. 매운 양념에 재운 돼지고기를 맛있게 볶은 후 김밥에 듬뿍 넣고 말았다. 먹는 동안 매콤함과 고소함에, 술안주로 먹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있는 아내에게도 맛보여주기 위해 세 가지 김밥을 따로 포장했는데 김밥을 넣어주는 케이스와 젓가락까지 예뻐서, 선물용으로 줘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부산에 처음 발을 디딘 '바르다 김선생'을 시작으로 추억 속의 엄마 손맛을 떠올릴 수 있는 많은 프리미엄 김밥집들이 생겨서 김밥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산 해운대구 세실로 48 해운대삼정코아주상복합 128호, 오전 10시~오후 10시. 바른김밥 2천900원, 햄김밥 3천800원, 참치김밥 3천800원,진미김밥 4천원, 크림치즈김밥 4천200원, 매운제육쌈김밥 4천200원, 불고기김밥 4천500원. 갈비만두 3천500원. 051-701-7324.


박성원(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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