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연극제 폐막… 경연 부문 'Go 월드 페스티벌' '벚꽃동산-진실너머' 대상 영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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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부산국제연극제 폐막식에서 '벚꽃동산-진실너머'로 경연 부문 대상을 받은 극단 마고·창작공연예술연구소 관계자가 부산시 신용삼 문화체육관광국장으로부터 상금 1천만 원을 받은 뒤 포즈를 취했다. 부산국제연극제 제공

'난장, 꿈틀대다!'를 주제로 열린 제11회 부산국제연극제(BIPAF)가 11일 부산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경연부문 시상식과 ㈜펜타토닉의 '페인터즈:히어로'를 폐막작으로 공연하면서 막을 내렸다.

18개 팀이 출전해 열띤 경쟁을 벌인 경연 부문 'Go 월드 페스티벌' 대상의 영예는 극단 마고·창작공연예술연구소의 '벚꽃동산-진실너머'에 돌아갔다. 현실을 외면하고 도피하려는 엄마와, 그런 엄마에게 현실을 일깨우려는 두 딸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어 시어터 백의 '봄이 오면 산에 들에'와 공상집단 뚱딴지의 '런닝머신 타는 남자의 연애 갱생 프로젝트'가 각각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받았다. 대상 수상 팀은 상금 1천만 원과 해외 공연예술 축제 참가 때 소요되는 극장 대관료·체제비를 지원받게 됐고, 최우수·우수상 수상 팀은 각각 상금 700만 원, 500만 원을 받았다.

이번 BIPAF는 흥행 측면에서는 사실상 세월호 사건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3만 1천363명이었던 관객은 올해 9천600여 명으로 3분의 2가 줄었다. 58개 작품을 무대에 올려 7개 작품이 매진됐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배로 늘린 118개 작품이 공연됐지만 매진 작품은 5개에 머물렀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김동석 집행위원장 체제는 예년에 비해 준비 기간이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광안리해수욕장 야외공연장인 '비파프존'을 활용한 무료 공연을 배치하고, 수영구 일대 소극장들을 연계해 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 말 그대로 한판 '난장'을 만들어 보겠다는 포부를 갖고 출발했다. 하지만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사고와 이후 수습 지연이 계속되면서 행사 홍보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야외 공연을 부산예술회관 공연장으로 옮겨 진행해야 했다.

연극의 경계를 허물고 음악 무용 미술 등과 자유롭게 어우러지는 작품이 다양하게 소개된 점은 긍정적이었지만, 눈에 확 띄는 작품은 많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역시 준비 기간 부족의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한 극단 관계자는 "유명 극단이나 공연 단체는 1년 정도는 여유를 두고 섭외해야 하는데 6~7개월 준비해서 국제 행사를 치러 낸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능성을 보여 준 측면도 있다. 독일과 루마니아, 홍콩, 중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유명 공연예술 전문가 5명을 초청해 국내 극단과 1 대 1 만남의 자리를 주선하기 위해 올해 처음 만든 '아트마켓'에는 22개 단체가 참여해 50회의 상담을 가졌다. 단순한 공연예술축제를 넘어 국내 공연단체들의 해외 진출 지원과 국제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보다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시·청각 장애인을 위해 올해 처음 시도한 배리어 프리 연극도 장애인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아, 내년부터는 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집행위원장은 "이번 행사 평가·정산 완료와 함께 곧바로 내년 BIPAF 준비작업에 착수해 많은 시민이 연극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호진 기자 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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