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태만 고운 '색깔면'?… 우리 집은 영양을 고려한 '건강면'!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충남분식 한점용 사장이 직접 특허출원한 흑미 수타면 짬뽕과 탕수육 등을 자랑하고 있다. 한 사장이 왼손에 검은 쌀을 들고 있다. 강원태 기자

검은 쌀을 활용한 중화요리, 검은 쌀 검정콩 등 몸에 좋은 국산 잡곡으로 만든 냉면, 치자를 가미한 밀면, 그리고 부추를 활용한 칼국수…. 이왕 먹는 한 끼 식사지만 체내 흡수와 영양을 고려한 면으로 진화 중이다. 색깔이 있으'면' 맛도 좋을까?라는 막연한 의문을 품고 찾아간 음식점에서 만난 주인장들, 이구동성으로 전하는 말이다. "다 건강을 위해서죠~!" 색깔면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


■ 충남분식 주례직영점

흑미 수타면 특허출원
얼큰하며 담백한 짬뽕 '인기'


"밀가루 음식을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다는 분들이 있어서 고민하다 흑미 반죽을 고안했습니다. '쌀(흑미)을 이용한 수타면의 제조 방법'으로 아예 특허출원을 한 게 지난 2011년 1월이고요. 검은 쌀은 항암 효과와 노화방지에 좋은 안토시아닌 색소가 검정콩의 4배, 필수 미네랄은 일반 쌀의 5배라고 합니다."

충남분식 한점용(50) 사장의 말이다. 부산엔 총 3곳의 충남분식이 있다.

검은 쌀 면과 각종 소스가 만들어지는 주례직영점은 한 사장이, 당감 본점(051-462-1337)은 한 씨의 아내 김영심(45) 씨가, 그리고 조카사위가 중앙동점(051-462-1337)을 맡고 있다.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흑미 황제해물짬뽕을 주문했다. 흑미 탕수육도 별미라면서 함께 내왔다. 검은 쌀이 들어간 반죽이다 보니 색깔이 거뭇거뭇했다. 탕수육 소스를 끼얹기 전 튀긴 돼지고기부터 맛보았다. 바싹함에다 쫄깃함이 더해진 게 꼭 쌀떡을 씹는 느낌이었다.

짬뽕이 나왔다. '황제'라는 이름이 붙어 있긴 했지만 낙지와 키조개의 비주얼이 압권이다.

그에 더해 홍합, 꼬막, 새우, 전복, 조개류도 보였다. 그러고 보니 주례점엔 횟집도 아닌데 각종 해산물이 든 수조도 비치돼 있다. 짬뽕 국물도 얼큰한 맛은 분명 있는데 기름이 뜨지 않는 게 신기했다.

"손님들이 부산 '3대 짬뽕'이라고 칭찬해 주시는데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사실, '번개반점'이란 상호로 대박을 치면서 번 돈으로 다른 사업을 하다가 다 까먹고 5년 전 당감동 충남분식을 인수해 새 출발을 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중화요리집이지만 상호가 좋아 그냥 쓰고 있습니다."

※부산 사상구 가야대로 251-1(주례동). 주례교차로 서울유병원 대각선 맞은편 안 골목. 흑미 짜장면 3천500원, 흑미 짬뽕 5천 원, 흑미 황제해물짬뽕 1만 3천 원, 흑미 탕수육 1만~1만 3천 원. 오전 11시~오후 8시40분 영업. 051-315-0057.



어지간한 뚝심 아니면 일반 식당에서 국산 재료만을 고집하기가 쉽지 않다. 부산 수영구 망미동의 `거창까막국수`는 여섯 가지 잡곡을 섞어서 만든 수제 까막 냉면, 까막 비빔면 등으로 손님을 맞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 거창까막국수

까막 냉면·까막 비빔면
좋은 재료에 조미료 안 써


"수익성은 떨어지지만 식재료만큼은 100% 국산을 사용합니다. 검은 쌀과 멥쌀, 쥐눈이콩, 녹두, 메밀, 밀 등 무려 여섯 가지 잡곡을 섞어서 만든 건강 면을 직접 뽑는 집도 흔치 않지만 방부제나 합성첨가물도 일절 사용하지 않습니다."

수영구 망미동에서 '거창까막국수'를 운영 중인 박연채(60)·지순연(61) 씨 부부. 조리는 직원이 하더라도 육수와 다진양념(다대기)을 준비하는 건 안주인 지 씨의 몫. 가루를 빻고 반죽해 면을 뽑는 일은 바깥주인 박 사장 담당이다.

수영구 망미동에서 '거창까막국수'를 운영 중인 박연채(60)·지순연(61) 씨 부부.
까막 냉면과 까막 비빔면을 먹었다. 냉면 국물은 사골 육수에 동치미 국물이 더해졌다. 비빔면에 딸려 나온 흰색의 육수는 사골 우려낸 것에 멸치와 디포리(밴댕이)의 구수한 맛이 보태졌다. 건강한 식재료를 강조하는 주인장의 성격이 묻어나듯 담백한 맛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육수 비법을 물었다.

"마~ 육숩니다. 육수엔 여남은 가지가 들어가고, 다대기도 사과, 배, 양파 등으로만 만들고, 물은 하나도 안 들어갑니다. 조미료 안 쓰고, 좋은 재료 쓴다는 자부심으로 삽니다."

'쌀-전라도 강진, 김치-국내산, 돼지고기-국내산, 소고기-한우'라는 메뉴판의 작은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거기다 청송 고춧가루, 남해 멸치와 디포리, 열무비빔밥 위에 올라가는 강된장도 직접 담근 된장을 사용한단다. 창고와 주방의 냉장고를 일일이 열어서 보여 주는가 하면 설거지는 주방세제가 아닌 면 삶은 물로 대신해 식기세척기에 넣어서 건조한다고 했다. 부산의 내로라하는 백화점이 새로 문을 열 때마다 입점을 청했건만 일절 응하지 않다가 지난 3월 처음으로 롯데백화점 광복점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부산 수영구 과정로 42번길 53(망미동). 부산도시철도 3호선 망미역 2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까막(냉)면 및 온면 6천 원, 까막 비빔면 6천500원, 까막 생면(2인분) 5천 원, 열무불고기비빔밥 6천500원. 흰물국수 5천 원. 오전 10시~오후 9시 영업. 매주 금요일 휴무. 051-751-4334.



경남 김해 장유에 본점을 둔 `3대 서가밀면`이 치자를 넣은 밀면과 야채가 주가 되는 맛국물로 도전장을 내고 해운대 일대에서 영업 중이다. 사진은 `3대 서가밀면` 밀면과 치자. 김경현 기자 view@
■ 3대 서가밀면 중동직영점

치자 넣어 노란 색감
밀가루 냄새 잡는 효과까지


"밀면은 밀과 치자를 반죽합니다. 육수의 비밀은 아버지와 저만 알고 있고요. 심지어 어머니도 모르세요. 다대기까지는 어머니에게도 가르쳐 드렸지만요."

밀면의 본고장 부산에 강력한 도전장을 낸 경남 김해시 장유면 관동리가 본거지인 '3대 서가밀면'.

지난해 12월 말 해운대구 중동에 부산 첫 직영점을 연 이래 이달 중으로 센텀직영점도 개점한다. 좌동엔 프랜차이즈점도 있다.

고 오분연 씨에 이어 아들 서말수 씨, 그리고 손자 정호 씨가 꾸려가는 '3대 서가' 밀면이다. 육수와 다대기를 책임지는 서정호(32) 대표를 만났다.

아버지와 아들에게만 전수한 육수 맛의 비밀과 밀면에 치자를 접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육수엔 양지머리가 들어가지만 고기 육수가 아닌 야채가 주가 되는 맛국물입니다. 다대기에도 물이 하나도 안 들어갑니다. 면은 기술전수를 통해 매장별로 뽑고요. 치자를 넣은 이유는 노란색의 색감도 살리고, 밀가루 냄새를 잡기 위해섭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치자는 목감기, 기미, 복통, 불면증에도 도움이 되는 약초라고 하잖아요."

동치미 국물이 접목된 물밀면은 냉면 같은 밀면 맛이 났다. 사골 육수와 함께 나온 '물 같은 비빔면'은 짬짜면처럼 비빔과 물 느낌도 나는, 아이디어가 살린 음식이었다. 달짝지근하면서도 다 먹고 난 뒤엔 약간 맵다는 느낌도 들었다.

서 대표 권유에 따라 면과 함께 채로 썬 무생채를 먹었는데 면과 어우러져 식감이 묘했다. 부추가 많이 들어간 왕만두는 김해 본점에서 만들어서 매일 공급 중이란다.

※부산 해운대구 구남로 46(중동) 웨이브타운. 씨클라우드호텔 길 건너 선셋호텔 1층. 임대료 여파지만 중동직영점만 면 값이 500원 더 비싸다. 물밀면 5천500원, 비빔밀면 5천500원, 물 같은 비빔밀면 5천500원. 가오리회밀면 7천 원. 왕만두 4천 원. 오전 9시 30분~새벽 5시 영업. 051-731-0704. 



권영식웰빙부추칼국수 김양수 사장이 자신이 만든 부추칼국수를 시식하고 있다. 김경현 기자
■ 권영식웰빙부추칼국수

부추 넣어 만든 초록색 면
건강 고려한 식재료 '매력'

상호 안에 포함된 '권영식'이 누굴까 궁금했다.

"음식 장사도 이것저것 해 봤는데 번번이 헛방이어서 아예 집사람 이름을 내걸었습니다. 남들이 따라하는 것도 막고 싶었고요."

'권영식웰빙부추칼국수' 주인 김양수(51) 씨의 답변이다. 김 사장이 이 상호로 가게를 연 지는 불과 5개월. 하지만 다른 상호로 식당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안타깝게도 조류독감 파동으로 가게 문을 닫았다. 제대 후 들어간 대학(전 동의공전 식품공업학과)을 졸업하고 ㈜동큐제과에 입사했지만 부도가 나면서 뒤늦게 식당일에 뛰어들었다.

"제과회사에서 7년을 근무하면서 어깨너머로 면을 좀 연구했습니다. 부추면의 경우, 부추 비중이 너무 높으면 밀가루 탄력이 떨어져서 면이 끊어지기 때문에 잘 조절해야 합니다."

부추를 넣은 밀가루로 만든 칼국수를 종류별로 시식했다. 초록색 면 칼국수 맛이 이상하지나 않을까 싶었는데 일반 칼국수와 전혀 다를 바 없었다. 오히려 건강을 고려한 식재료라는 게 매력적이었다.

"부추 칼국수를 생각하게 된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부추는 비타민이 풍부하고 혈액순환도 도우면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별다른 거부감이 없다는 거죠."

모두 8가지의 부추 칼국수 중 '해장콩나물칼국수'가 인상적이었다. 기존 멸치 맛국물에 콩나물과 황태 등이 보태져 더욱더 시원한 맛이 났다.

쟁반에 담아 나온 부추비빔칼국수는 여성 고객들이 좋아할 만했다. 부추 팥칼국수와 들깨칼국수는 어르신들이 좋아했다. 부추 냉콩칼국수는 여름을 기대하고 있었다.

※부산 동구 수정로 19-2(수정동). 부산 동구청 정문 입구. 웰빙부추 칼국수 3천500원, 부추 해장콩나물칼국수 4천500원, 부추 비빔칼국수, 부추 팥칼국수 이상 5천 원, 부추 냉콩칼국수 4천 원, 오전 11시~오후 8시 40분 영업. 051-501-1525.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