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공개된 9분 45초, 선장도 해경도 허둥지둥하다 끝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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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전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 선장 이준석(69) 씨를 포함한 선원들이 승객들을 남겨둔 채 탈출하는 동영상과 객실 내에서 침착하게 구조를 기다리던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동영상이 28일 함께 공개됐다.

침몰 당시 서로를 위로하고 살리려는 학생들의 모습과 달리 300여 명의 승객들을 내팽겨친 채 세월호를 빠져나오는 이 씨 등 선원들의 대조적인 모습이 공개되면서 국민들의 슬픔과 공분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해경은 세월호 침몰 당일인 16일 오전 9시 28분께 사고 현장에 처음 도착한 목포해경 소속 경비정 123정의 한 직원이 중간중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9분45초 분량의 동영상을 28일 공개했다.

  
 

해경·학생 휴대폰 촬영 동영상
선장, 절반 기운 배 탈출 바쁘고
해경, 승객 갇힌 선내 진입 없어
허술한 초기 대응 여실히 드러나


동영상에는 선장 이 씨가 오전 9시 46분께 속옷 차림으로 해경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좌측으로 절반가량 기울어진 여객선에서 빠져나오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씨의 탈출 전후에도 세월호 소속 선원들은 근무복이나 사복을 입고 한 방울의 바닷물도 젖지 않고 안전하게 123정으로 구조되는 모습이 동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앞서 이 씨와 선원 일부는 검·경 합동수사본부(이하 수사본부)의 조사에서 "배가 많이 기울어 탈출하기조차 어려웠다"고 진술했지만 이는 결국 거짓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 등이 경비정을 통해 안전하게 구조되는 사이 선체 곳곳에서는 구명조끼를 착용한 승객들이 황급히 바다로 뛰어드는 모습도 동영상에 찍혔다. 해경은 세월호 선체 근처로 소형 구명정을 이용해 접근한 뒤 바다에 빠져있던 승객들을 구조했다.

하지만 123정 등 경비정에 탑승한 해경대원들은 바다에 떠 있던 승객들만 구조할 뿐 300여 명이 대기하고 있던 세월호 선체 내부로는 진입하지 않아 해경의 허술한 사고 초기 대응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앞서 한 언론사를 통해 공개된 사고 당시 세월호 객실 내에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침착한 대응 모습은 실종자·유가족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안산 단원고 한 학생이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한 16일 오전 8시 52분께 촬영한 동영상에는 학생들이 배가 기울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침착하게 대응하는 모습이 담겼다. 세월호의 선체가 점점 기울자 한 학생은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넘겨주며 "함께 살아야 한다"는 말을 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학생들은 객실 내부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기다리면서 수차례 배 침몰을 우려하지만 세월호 승무원들은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시고 대기하라'는 방송만 반복하고 있다.

한편 이날 해경이 구조 초기 동영상을 공개한 것을 둘러싸고 수사본부와 해경이 불협화음을 보여 뒷말을 낳고 있다.

앞서 수사본부는 "수사를 위해 확보한 증거 자료를 공판 전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어, 해경이 여론에 떠밀려 일방적으로 동영상을 공개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한수·조영미 기자

hangang@busan.com

http://youtu.be/VrdnVoBdcto

http://youtu.be/OXXfxSDIo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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