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어린이집 천장 "와르르"… 가슴 또 철렁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6일 석고보드로 된 천장이 배관 이음매를 통해 새어나온 물로 젖으면서 무게를 이기지못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부산 서구 시립 A어린이집 천장. 강선배 기자 ksun@

여객선 세월호 대참사를 계기로 각종 시설물의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시가 운영하는 한 시립 어린이집 보육실의 천장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영·유아가 등원하지 않은 시간에 사고가 발생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하마터면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할 뻔했던만큼 어린이집에 대한 철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6일 오전 8시 50분께 부산 서구 시립 A어린이집 한 보육실에서 석고보드로 된 천장이 순식간에 내려앉았다. 10여 평 규모의 보육실 천정에 있던 석고보드와 고여있던 물이 한꺼번에 떨어지면서 보육실 바닥과 교육용 보조재 등이 물에 젖었다. 27일 오전 기자가 사고가 난 보육실을 찾았을 때에도 천장에 매달려 있는 일부 석고보드 곳곳에 물에 젖은 흔적이 선명했다.

스프링클러 고장 나 누수
천장 보드판 젖어 떨어져
영·유아 등원했다면 '아찔'
市, 뒤늦게 안전 점검 나서


어린이집 측은 사고가 발생하자 직원들을 불러 보육실 바닥을 닦고 교육용 보조재를 급히 다른 곳으로 옮겼다. 이날 사고는 보육실 천장 위에 설치된 소방시설 중 하나인 스프링클러에 물을 공급하는 배관의 이음매가 압력을 못이겨 헐거워지면서 발생했다.

부산시와 어린이집 측은 이음매로 새어나온 물이 석고보드에 스며든 뒤 석고보드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한꺼번에 무너져 내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보육실 내 CCTV 화면을 확인한 결과, 석고보드가 무너져 내리기 20여 분 전에 천장에서 물이 한두 방울씩 떨어졌고 이후 순식간에 천장이 꺼졌다"고 설명했다.

A어린이집은 지난 1994년 9월 인가를 받은 시설로, 현재 80여 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매월 한 차례씩 어린이집을 포함해 건물 전체의 안전 검사를 받고 있다"며 "시설 재정비와 함께 수업을 건물 내 다른 곳에서 진행해 원생의 생활에 차질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세월호 참사와 이번 일로 시설물 안전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된만큼 시내 어린이집에 대한 안전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박철순 부산시 출산보육담당관은 "영·유아들은 성인보다 사고 시 대피 능력이 떨어지는만큼 시설 안전 점검이 중요하다"며 "조만간 시내 어린이집 1천800여 곳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