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군 '별난 부서'] 울산 남구 고래특구계
'장생포 제2의 도약' 일등공신
'고래도시' 울산에는 고대 고래잡이 모습이 새겨진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와 울산 귀신고래 회유해면(천연기념물 제126호), 고래잡이 전초기지였던 장생포에 이르기까지 고래와 관련된 모든 게 있다.
특히 남구에는 전국 유일한 고래문화특구를 비롯해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박물관 등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가 넘쳐난다. 이처럼 '고래산업의 메카' 울산의 명성을 이어가는 데는 남구청 고래특구계의 역할이 컸다. 고래특구계는 조동래 계장(6급)과 김성자(7급·여), 송성원(7급), 김병국(8급) 주무관 등 4인방이 이끌어간다.
'고래산업의 메카' 명성 찾고자 신설
체험관·크루즈선 등 인프라 구축 주도
"우여곡절 끝 고래문화마을 조성 보람"
고래특구계는 장생포와 고래의 인연에 바탕을 두고 신설됐다. 남구는 지난 2005년 국내에서 처음 고래박물관을 건립하는 등 고래관광산업에 사활을 걸었다. 한 때 '개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닌다'던 부촌 장생포를 다시 살려보자는 의도였다. 이후 장생포에는 지난 2008년 고래문화특구가 생기고 고래생태체험관, 고래관광크루즈선 등 고래관광 인프라가 하나, 둘 자리 잡았다. 2009년 7월 신설한 고래특구계는 이런 고래 관련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진행되도록 역할을 한다. 장생포 제2의 도약을 이끄는데 일등공신인 셈이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가장 힘든 시련은 얼마 전 아기 돌고래 '장생이'의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올해 1월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의 큰돌고래 장꽃분(15)의 임신 소식은 큰 경사였다. 수족관에서 새끼 돌고래의 탄생은 드문 일인 만큼 남구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관심이 집중됐다. 남구는 꽃분이가 순산할 수 있도록 극진히 돌봤지만, 장생이는 태어난지 사흘 만인 지난달 7일 급성폐렴으로 폐사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일까. 비난의 화살은 남구로 날아들었고, 수족관의 돌고래를 모두 자연으로 돌려보내라는 시민단체의 거센 항의도 받았다. 조 계장은 "장생이의 죽음은 우리 부서뿐만 아니라 전 시민이 함께 슬퍼했던 일"이라며 "남구가 돌고래를 키우는 것은 시민들이 고래와 더욱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아이들에게 교육의 장을 마련하는 것인 만큼 폭넓은 이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역점사업인 장생포 내 고래문화마을 조성공사와 관련해 일부 주민이 "전셋값도 안된다"며 보상을 거부, 갈등을 겪기도 했다.
고래문화마을 조성공사가 차질을 빚기 직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이는 이 부서 차석인 김성자 주무관이었다.
김 주무관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한 끝에 민원인이 살 집을 직접 찾아나선 덕분에 원활하게 보상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래특구계의 발로 뛰는 노력으로 남구는 명실상부 고래관광의 중심지로 안정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0월말 기준으로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를 찾은 방문객은 58만 2천40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같은 기간 47만 4천773명에 비해 22.7%(10만 7천631명)가 늘어난 수치다.
권승혁 기자 gsh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