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김기태 감독, 성적 부진으로 전격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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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김기태(45) 감독이 팀의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LG는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마친 뒤 "김기태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LG는 조계현 수석코치가 당분간 감독 대행을 맡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뒤 야구장에 나타나지 않아 조 수석코치가 대신 경기를 운영했다.

애초 LG는 "김기태 감독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늘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결국 김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현역 시절 정교한 타격과 장쾌한 한 방 능력을 자랑한 김 감독은 쌍방울에서 데뷔 첫해인 1991년 홈런 27개를 날려 단숨에 거포로 떠올랐고 1994년에는 왼손 타자 최초로 홈런왕(25개)에 등극한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삼성(1999년~2001년)-SK(2002년~2005년)를 거쳐 2005년 은퇴하기까지 통산 타율 0.294를 때렸고 홈런 249방에 923타점을 남겼다.

은퇴 후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한신 타이거스에서 코치 연수를 했고, 2007년부터 요미우리 코치로 활약했다.

이어 2009년에는 LG의 2군 감독으로 부임해 1년 반 동안 유망주를 지도했고 2011년 후반기에는 1군 수석코치를 맡았다.

현역 시절부터 강한 카리스마와 보스 기질로 이름을 날린 그는 2군 감독과 수석 코치를 지내면서도 강력한 리더십을 선보였다.

이런 능력을 인정받아 2011년 말 박종훈 전 감독의 후임으로 2012년부터 3년 계약을 맺어 LG 사령탑에 부임했다.

실제로 특유의 카리스마를 앞세워 1군에서도 스타 의식 강한 LG 선수단을 장악했다.

승리 후 손바닥을 마주치는 하이파이브를 하는 대신에 더 정성을 쏟아야 하는 '손가락 부딪히기'를 하던 장면은 선수들과 교감하며 '형님' 같은 리더가 된 김 감독의 일면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지난해에는 LG를 정규리그 2위로 이끌어 무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부터 팀이 거듭 연패에 빠지는 등 삐거덕거리자 리더로서의 책임감에 큰 스트레스를 받아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김 감독이 경기를 이끈 전날까지 4승 12패 1무승부에 그쳐 최하위에 머물렀다.

특히 이전 10경기에서는 1승 9패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결국 김 감독은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올 시즌 18경기 만에 사퇴한 김 감독은 1982년 삼미 박현식 감독과 해태 김동엽 감독(이상 13경기), 1983년 MBC 백인천 감독(16경기)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이른 시기에 사퇴한 사령탑이 됐다.

LG는 "구단이 지난해 좋은 성적을 내고 올해 한때 팀 타격 1위에 오르는 등 선수단이 정비돼 있어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믿는 가운데 이런 일이 발생해 몹시 안타까운 입장"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아직 사표를 수리하지는 않았다"며 "백순길 단장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김 감독과 논의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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