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대변 생멸치 폼 나게 즐기려면 '앤초비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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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대변 생멸치를 활용한 또 다른 요리 '앤초비(anchovy·멸치) 파스타'를 만난 건, 부산 수영구 엘올리브 레스토랑에서였다. 3년 전, 처음으로 이 메뉴를 선보일 때만 해도 멸치 특유의 비린내 때문에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뜻밖에도 앤초비만 찾는 분이 있을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박기섭 총괄 셰프는 말했다.

"앤초비 파스타 자체는 사계절 다 취급하지만 생멸치는 봄철에만 쓸 수 있어요. 나머지 시기는 봄철에 대량 구매한 걸 보관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는 거죠. '로컬푸드'를 지향하는 엘올리브로선 부산 근교에서 구할 수 있는 멸치라는 식재료를 사용하는 거라 더욱 의미 있는 메뉴입니다."

박 셰프가 만들어 온 '앤초비와 마늘이 들어간 올리브오일 파스타'를 먹었다. 기존 알리오 올리오 스타일 파스타에 대변 멸치를 살짝 구워서 올렸다. 비린 맛은 전혀 나지 않았으며 전용 스톡(stock·육수) 영향인지 새우가 갖고 있는 담백한 향에다 멸치가 갖고 있는 풍미가 조합돼 은근히 깊은 맛이 배어났다.

"새우 스톡 말고 다른 소스는 전혀 들어간 게 없어요. 이 재료로 이 맛을 내야 하는 게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요. 멸치 다음으로 신경을 썼다면 올리브유와 올리브인데 지난해 유럽 출장을 가서 직접 테스트를 거친 뒤 스페인에서 수입한 거라 향미가 괜찮을 겁니다."

파스타에 들어간 아르베키나 올리브, 줄기 케이퍼, 만잘리나 블랙&그린 올리브도 남김 없이 먹었다. 덕분에 감기로 고생하던 입맛까지 돌아왔다.

집에서 앤초비 파스타를 만드는 건 불가능할까? 박 셰프에게 요리법을 물었다.

"상처 안 나고 최대한 푸르스름한 생멸치를 구하십시오. 멸치는 흐르는 물에 살짝 헹궈서 생선 손질하듯 똑같이 하면 돼요. 내장을 꺼내고 머리를 떼면서 가시를 제거하세요. 바로 먹을 게 아니라면 타임(허브 종류)이나 올리브유에 재어 놓으면 좀 더 장기적으로 쓸 수 있을 겁니다. 타임을 쓰는 이유는 비린내를 잡기 위해서인데 로즈마리는 좀 강할 것 같네요. 열이 오른 팬에다 생선 굽듯이 오일을 뿌리고 구우면 됩니다. 나머지는 파스타 만드는 방법과 동일하고요."

오일 파스타 종류가 그렇듯 육수 만들기가 관건이겠지만 생멸치가 나오는 이 기간, 부산 사는 덕택으로 도전 한 번 해 보는 건 어떨까!

※부산 수영구 좌수영로 129-1(망미동). 앤초비 파스타 2만 2천 원.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주문 가능시간 오후 9시까지). 051-752-7300.

김은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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