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에 가면] 명륜1번가 '불난불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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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발피자? 매콤하게 굽고 치즈까지 얹었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동래역 일대 명륜1번가는 말하자면 '핫(hot)'한 공간이다. 휘황찬란한 광고와 거리를 메운 인파도 그렇지만 2030세대의 입맛에 맞추는 최신 트렌드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어서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퓨전이 격전을 벌인다. 튀지 않으면 순식간에 가뭇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계절적으로는 냉채족발이 슬슬 입맛을 당길 때다. 새콤하면서도 야채의 아삭거림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명륜1번가 골목에서 족발집을 기웃거리다 특이한 메뉴를 발견했다. '치즈불족'이라…! 이는 또 어떤 퓨전일까?

동래역 4번 출구로 나와 중앙여고 쪽으로 가다 보면 '불난불족'이라는 상호의 족발전문점이 있다. 간판을 보는 순간 대뜸 '매운맛' 장르를 따르겠거니 하는 인상을 받았다. 매운 건 통각이지 미각이 아니지 않나, 하고 생각을 하면 나이가 들었다는 징후일까.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데 때론 매운맛이 특효라니 어찌 말리겠나.

오평광(48) 사장이 개발한 '불족'은 태양초를 베이스로 하는 매운 양념으로 족발을 볶아 낸 것이다. 양배추 따위 야채를 함께 볶으면 '야채불족', 그 위에 치즈를 토핑한 게 '치즈불족'이 된다. '아주 매운 것'까지 단계별로 선택하게끔 해서 은근히 도전정신을 부추기고 있었지만 그냥 보통 매운 것을 주문했다.

차려 나온 비주얼은 언뜻 피자처럼도 보이지만, 구성을 보자면 차라리 떡볶이와 유사하다. 족발에 야채와 떡국떡까지 넣고 붉은 양념으로 버무려 철판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 낸다.

전통적인 족발 하나만 갖고는 밋밋해서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가 없다고 판단해서 개발했단다. 느끼할 수 있지만 야채와 양념으로 보완했다고. 예상대로 젊은 층은 치즈불족을 선호하고, 중년 손님들은 일반 족발과 냉채족발을 찾는다.

또 다른 이색 메뉴는 '반반스페셜'. 보쌈과 족발에 통영산 생굴을 갖춰 차려 낸다. 기온이 올라가 굴 철이 지나서 요즘은 생마를 내고 있다.

오 사장은 "최상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당일 삶은 족발은 꼭 당일 차려 낸다"고 강조했다.



※부산 동래구 명륜로139번길 42-1.051-557-6789. 일반 족발·냉채족·야채불족·치즈불족 대 3만 3천 원, 중 2만 8천 원, 소 2만 3천 원. 반반스페셜 4만 원. 김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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