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단상] 벡스코 제2전시장과 부산모터쇼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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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진 서울경제팀 차장

"부산국제모터쇼의 향후 운명은 벡스코 제2전시장에 달려 있습니다. 올해 이곳에서 제대로 행사가 안 되면 2년 뒤 이곳에서 행사를 치르기 힘들지 않겠습니까."

부산모터쇼를 주관하는 벡스코 관계자의 말이다. 세계적인 모터쇼들 사이에서 차별화를 통해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 '장기적 과제'라면 올해 모터쇼에선 제2전시장에서의 성공적 개최가 '단기적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제2전시장이 뭐 길래 벡스코 측이 행사 개최를 1개월여 앞두고 '운명론'을 펼칠까 싶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제2전시장은 부산모터쇼 전시공간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 규모가 커지면서 제2전시장으로 확대된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제1전시장과 200m 정도 떨어져 있는데다 천장 높이(12m)도 제1전시장에 비해 3m 낮다. 여기에 33m 간격마다 1.5m 굵기의 기둥이 10개나 있다. 이 때문에 지난 연말 이곳을 둘러본 자동차 업체들 사이에선 모터쇼를 치르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참가 업체들의 전시장 배정이 끝난 뒤 일부 업체들이 제2전시장 배치에 반발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결국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쌍용차가 참가 포기를 선언하면서 전시장 내 '빈 공간'까지 생겼다.

벡스코 측은 결국 제2전시장 참여 업체들에 대해선 '당근책'을 내놓았다. 제2전시장으로 배치된 업체들에 대해선 임대료를 깎아주고 벡스코 마당을 이벤트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까지 취했다. 또한 프레스센터를 제2전시장에 배치하고, 개막식과 전기차 시승행사 등 부대행사도 이곳에서 치르기로 했다. '제2'라는 꼬리표가 붙어있지만 이번 모터쇼에선 역할 면에선 사실상 '메인'인 셈이다.

그렇다면 관람객의 눈으로 보면 제2전시장은 어떨까.

제1전시장이 국산차와 수입차 10여 개 브랜드가 전시되는 것과는 달리 제2전시장에는 국산차는 한 곳도 없고 수입차 4개 브랜드와 이륜차, 용품업체만 배치돼 있다.

거리상으로도 어린이나 노인들의 경우 제2전시장까지 이동해서 관람하는데 다소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나마 벡스코 제1·2전시장은 서울모터쇼가 열리는 경기 고양 킨텍스의 두 곳 전시장에 비하면 거리상으로는 짧은 편이긴 하지만….

벡스코 측은 "제2전시장이 메인 전시장은 아니지만 주요 행사가 열리는 만큼 볼거리가 많은 곳이 되도록 하겠다. 시민들의 관람 불편도 최소화 하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이다.

관람객들에게도 모터쇼를 찾기 전에 한 가지 당부해 두고 싶은 말이 있다.

제1전시장을 둘러본 다음에 제2전시장으로 갈 것이 아니라 제2전시장을 먼저 찾은 뒤 제1전시장에 오는 식으로 관람 순서를 정했으면 한다. 제2전시장을 찾는 발길이 많아지는 것 자체가 부산모터쇼가 계속 열릴 수 있도록 하는 나름의 '응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dj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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