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한심한 해경·VTS 행태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① 관할 구역 들어왔는데도 2시간 동안 교신조차 안 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의 구체적인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해양경찰청 등 구조 당국의 미숙한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세월호에 탑승한 안산 단원고 학생의 신고를 받고도 해경이 우왕좌왕하면서 출동 시간이 지연된 것으로 드러나, 해경의 초등 대처과정 전반에 대해서도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② 학생 신고에도 "경도·위도 말해라"

23일 전남소방본부가 공개한 통화내역에 따르면 16일 오전 8시 52분 32초 안산 단원고 학생으로 추정되는 최초 신고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119 상황실 근무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119 근무자는 대강의 상황을 파악한 뒤 오전 8시 54분 38초에 해경을 연결해 신고자와 3자 통화를 시도했다.

119근무자는 해경에 세월호의 침몰 상황을 전하며 "진도 조도"라고 분명히 위치를 밝혔지만, 해경 근무자는 "진도 조도요?"라고 되물었다. 학생 신고자에게도 "경·위도를 말해 주세요", "GPS 경위도가 안 나오느냐"라는 말을 반복했다. 당연히 학생은 경·위도를 말하지 못했고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

결국 해경이 겨우 상황 파악에 성공한 시각은 3자 통화가 시작된 지 4분 뒤인 오전 8시 58분. 목포 해경은 "전화상태가 좋지 않았다. 최초 신고자를 선원으로 착각했다"며 상황 파악이 늦은 이유를 해명했다.


③ 선박 구조 아는 선원들 육지 이송

또 해경의 최초 구조자 중 조타실에서 나오는 선원들이 포함된 것도 논란을 사고 있다. 선원들을 구조 활동에 활용해야 하는데 오히려 탈출을 도왔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

해경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경비정은 목포해경 소속 123정(100t급)이다. 123정은 이날 오전 9시 30분에 현장에 도착했으며 당시 세월호는 이미 왼쪽으로 50∼60도 기울어진 상태였다.

오전 9시 38분 5층 조타실에 있던 선월들은 기울어진 배의 측면을 이용해 세월호 좌현에 밀착한 123정에 그대로 옮겨 탈 수 있었다. 선원들은 조타실 바로 옆으로 25인승 구명뗏목 14척이 있었지만 이를 작동시키지 않았고, 해경은 선박 구조를 가장 잘 아는 선원들을 다른 승객을 구조하는 데 적극 활용하지 않고 육지 병원으로 이송하는 오판을 저질렀다.


④ 침몰 중인데도 "선장이 판단하라"

관제탑 역할을 하는 진도VTS의 대응도 부실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세월호과 교신하던 진도 VTS는 "귀선 침몰 중입니까?"라고 물은 뒤 세월호에 구체적인 대응 지침도 내리지 않았고 탈출 결정도 선장에게 미뤘다.

또 세월호가 오전 7시 7분 진도VTS 관할 내로 진입했지만 진도VTS는 해경에서 연락을 받은 오전 9시 6분까지 세월호와 교신을 하지 않았다. 해경과 진도VTS의 부실한 초등 대응이 드러나자 해경상황실이 대형참사가 예견되는 상황에서는 '원터치'로 신속하게 관계기관에 신고 상황이 전파될 수 있는 체계를 상시적으로 갖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상황실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