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어떻게 한 명도 못 구했나" 실종자 가족들의 눈물과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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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다 속에서 얼마나 추웠니. 내 아들딸들아! 이제 편하게 쉬렴.'

세월호 침몰 여드래째 시신이 속속 발견되고 있지만 단 한 명의 생존자도 발견되지 않자 전남 진도 팽목항은 실종자 가족들의 눈물과 정부에 대한 분노로 가득차고 있다.

해경과 해군은 23일에도 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인근 해역에서 함정과 어선 214척, 헬기 32대, 잠수사 등 구조대원 650여 명을 동원해 3층 식당과 4층 선미에 대한 집중수색을 벌여 시신들을 추가 수습하고 있다.

생존자 없이 시신만 속속 수습
신원확인도 허술, 곳곳서 고성


수색작업에 참여한 민간잠수부들은 "숨진 채 발견된 실종자들 중에는 손가락이 골절된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해상사고 처리를 수 년간 담당한 한 해경 관계자는 "선박이 왼쪽으로 기울어 객실 출입문이 머리 위에 놓였고 수압 때문에 열어젖히기 어려운 문을 필사적으로 열고 나오려고 했던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수색작업이 진척되면서 실종자들의 시신이 진도 팽목항에 잇따라 도착하고 있지만 정부는 시신의 신원 확인을 둘러싸고 갖가지 허술함을 보여 실종자 가족들을 분노케하고 있다.

시신을 확인한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에 장례 절차를 위해 신속히 시신을 인도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시신의 신원을 정확히 해야 한다며 정부가 새벽시간대에 가족관계증명서를 요구함에 따라 팽목항 곳곳에서는 밤새 고성이 오갔다.

합동수사본부는 법원 서버를 24시간 가동하고 목포와 진도권역 주민센터에서도 가족관계등록부를 24시간 열람·출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했다.

그러나 DNA 검사를 둘러싼 불편은 계속되고 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DNA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유족에 빨리 시신을 인계할 수 있도록 했지만 안산으로 이동해 빈소까지 차려졌던 한 남학생의 시신이 DNA 검사 결과 해당 학생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대책본부는 신원확인을 철저히 진행토록 했지만 DNA 검사 결과 통보가 지연되면서 항의하는 가족도 늘고 있다. 김한수·박진숙 기자 han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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