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당하는 롯데 불펜 "지친다, 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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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김시진 감독은 "당분간 우리 팀 마무리는 없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집단 마무리 체제' 처방을 내린 것. 결국 붙박이 마무리 투수 없이 상대 타순과 투수 컨디션에 따라 불펜을 투입하겠다는 이야기다. 마무리 김성배가 일주일 사이 2개의 블론세이브를 허용하며 지난해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자 짜낸 고육지책이다.

문제는 올해 유독 7이닝 이상 길게 이닝을 소화하는 선발 투수가 없는 데다 연일 접전이 벌어지며 불펜이 빠르게 소모되고 있다는 점이다.

선발진이 이닝을 먹어주지 못하면 롱 릴리프라도 안정감을 보여야 하는데 심수창과 이상화 모두 낙제점이었다. 11일 기아전에서 15-3으로 크게 앞서는 상황에서 올린 심수창은 3이닝 동안 5실점 하며 2군으로 향했다. 심수창을 대신해 올린 이상화 역시 18일 11점 앞서고 있던 두산전에 등판해 2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6실점 했다. 결국 이날도 불펜 필승조가 몸을 풀어야 했다. 불펜이 지른 불을 불펜이 다시 끄러 나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롯데 불펜은 시즌 전 특급 투수는 없어도 선수층이 두터워 믿음이 간다는 평을 받았다. 연투가 이어지기 쉬운 보직인 탓에 장기 레이스에서는 질 만큼 양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 두껍다던 롯데 불펜도 연일 출석체크가 계속되니 구위가 동반하락 중이다.

현재 17경기를 치른 롯데는 경기당 3.7명의 불펜 투수를 투입했다. 사실상 불펜이 풀가동 중이다. 17경기 중 10경기 미만으로 출전한 불펜 투수는 최대성(7경기)이 유일하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불펜 투수의 어깨가 먼저 녹아내릴 것 같은 페이스다. 권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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