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4시간 이기고 20분 만에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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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4프로야구 롯데-넥센의 경기에 앞서 롯데 선수들이 세월호 사고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가 장장 4시간을 이기다가 마지막 20분에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롯데는 2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9-10 역전패했다.

'필승조'라고 따로 떼어놓고 부를 투수가 없는 게 롯데 불펜이다. 만나는 팀마다 경기가 접전으로 흐르면서 연일 불펜 대부분이 경기에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 넥센 원정서 9-10 역전패
불펜 난조, 3점 차 리드 못 지켜


이날도 불펜은 전원 출석체크를 했다. '피로 앞에 장사가 없다'고 지친 불펜은 타선이 경기 초반 벌어놓은 점수 차를 그대로 까먹고 역전까지 허용했다. 선발 장원준의 시즌 3승도 날아갔다.

하위타선 타율이 3할을 넘길 정도로 방망이에 힘이 붙은 롯데다. 경기 초반 맹타를 휘둘렀다. 롯데는 3회 초까지 7점을 뽑아내 넥센의 선발 밴 헤켄을 조기 강판시키며 경기를 완전히 잡은 듯했다. 그러나 넥센은 장원준이 흔들린 사이 4회 말 서건창의 2타점 3루타 등으로 3점을 뽑아 7-5로 따라붙었다.

경기 후반 넥센의 뒷심을 감당하지 못한 불펜의 '불쇼'가 시작됐다. 연이은 블론세이브의 충격으로 중간 계투로 보직을 바꾼 김성배는 7회 말 비니 로티노의 적시타에 1실점 했다.

8회 말 무사 2, 3루에서 등판한 최대성은 단 한 타자도 잡지 못했다. 최대성은 이택근을 볼넷으로 내보낸 데 이어 서동욱 타석에는 폭투로 주자들을 진루시키며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제 컨디션을 찾아가는 것 같던 정대현도 믿을 수 없었다. 정대현은 9-7로 앞선 9회 말 마무리를 위해 등판했다. 하지만 첫 타자 유한준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이닝을 시작했다. 정대현은 다섯 타자를 상대해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2개를 내주며 넥센에 9-9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마지막 투수로 나온 강영식은 이날 '불 쇼'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9회 말 동점 1사 1, 2루 상황에서 등판한 강영식은 첫 타자 서동욱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만루를 자초했다. 끝은 더 허망했다. 박병호에게 스트라이크 하나 던지지 못하고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끝내기 밀어내기 득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날 롯데 불펜이 허용한 실점만 무려 5점. 불펜은 7회 1점, 8회 1점, 그리고 9회 3점을 내줬다. 김승회와 이명우만이 임무를 완수했을 뿐 김성배와 최대성, 정대현 모두 방화범 신세를 면치 못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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