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족·종교 분쟁 중아공 학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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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무슬림 100명 긴급 대피

종족과 종교 분쟁으로 유혈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 대량 학살의 위기에 처해 있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유엔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도 방기에서 약 100명의 무슬림을 대피시켰다고 보도했다.

93명의 무슬림 주민들은 지난 20, 21일 이틀 동안 유엔난민기구 직원들의 지원을 받아 프랑스 평화유지군, 유엔난민기구, 국제이주기구 등의 차량 호위 속에 두 대의 트럭을 이용해 수도 방기에서 약 300㎞ 떨어진 밤바리 시로 이동했다.

유엔난민기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부 책임자 타미 샤페는 "이것은 그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라고 말했다.

샤페는 "대피한 무슬림 거주 지역은 북쪽의 수도 방기 인근에 위치해 끊임없이 공격을 받아왔고 현재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중아공은 지난해 3월 이슬람 계열인 셀레카 반군그룹이 무력으로 정권을 잡은 뒤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기독교인들을 탄압하자 기독교인들도 민병대를 결성해 보복에 나서면서 종파 간 유혈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 유혈분쟁으로 지난해에만 수천 명이 숨졌다.

지난해 말에는 이슬람 정권이 무너지고 캐서린 삼바-판자 대통령이 이끄는 과도정부가 출범했지만 기독교계 민병대의 이슬람교도에 대한 보복 살육과 분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 때문에 6천 명의 아프리카평화유지군(MISCA)과 2천 명의 프랑스 병력이 중아공에 주둔하고 있지만 이 병력도 유혈사태를 종식시키진 못하고 있다.

AFP통신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가 21일 "중아공이 대량 학살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투투 주교는 "지속가능한 평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도 중아공 사람들이며 함께 살기 위한 재학습을 해야 하는 것도 바로 그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지난 5일 중아공 수도 방기를 방문, 20년 전 국제사회가 르완다에서 100만 명이 학살당하는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한 뒤 "르완다 대학살과 같은 사태가 이곳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강승아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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