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정치인·정부 사고 때마다 대책 마련 약속… 뭐가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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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외대 참사 유족 김판수 씨

부산외대 참사가 발생한 지 두 달 남짓. 고(故) 김진솔(20·여) 양의 아버지 김판수(53·사진) 씨는 아직도 딸의 흔적이 남아있는 집에 들어갈 때마다 가슴이 짓눌린다. 세월호 참사 소식을 접하고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제대로 피어보지 못한 어린 생명들이 언제까지 죽어나가야 합니까?" 김 씨는 고통과 원망이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세월호 유족들의 모습을 TV 화면을 통해 볼 때마다 그의 심정은 착잡했다. "차가운 눈에 갇혀 공포에 떨다 간 딸이나 얼음장 같은 바닷물 속에서 세상을 등진 아이들이나 매한가지입니다. 아이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리는 부모의 고통은 짐작조차 안 될 겁니다."

돈벌이 급급해 '악몽' 또 되풀이
안전불감증이 아이들 죽인 것
정치권·정부 임시방편용 말뿐


그의 눈에 세월호 참사는 부산외대 사고와 '판박이'다. 돈벌이에만 급급해 안전은 뒷전인 어른들 때문에 죄 없는 청춘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했다.

"마우나 사태는 제설작업 없이 행사 유치에만 신경 썼던 어른들이 만든 사고입니다. 세월호 침몰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원들이 기본적인 안전 매뉴얼도 지키지 않아서 생긴 겁니다."

김 씨는 정부와 정치권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수많은 정치인과 정부 관료가 '미안하다,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국민들의 질타를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용이었다는 것이 이번 사고로 증명된 것 아닙니까?"

그는 마우나 리조트 사태 이후 발의된 안전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장례식장을 다녀간 수많은 지도층이 사고 이후에 한 일이 무엇인지 반문했다.

김 씨는 지금 유족과 실종자 가족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정부의 진실된 태도라고 강조했다. "사탕발림 같은 말을 쏟아내서는 안됩니다. 구조계획을 정확하게 알리고, 차근차근 설명해야 합니다. 안 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정부를 믿을 수 있을 겁니다."

김 씨는 세월호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에게는 '어른다운 모습'을 당부했다.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았으면 합니다.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마음을 굳게 먹고 헤쳐 나가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줍시다. 아이들은 어른들을 보고 배우니까요."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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