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팔순 여행 경비 피해 가족에 전달" 노승팔 씨 부부 500만 원 기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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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팔(80·왼쪽) 할아버지가 세월호 참사 피해자를 돕는데 써달라며 지난 21일 500만 원을 전달하고 있다. 합성2동 주민센터 제공

경남 창원시의 노부부가 남편의 팔순기념으로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마련해 두었던 경비 전액를 성금으로 내놔 참담함과 답답함으로 응어리진 국민들의 가슴에 훈훈함을 주고 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2동에 거주하고 있는 노승팔(80) 할아버지는 지난 21일 합성2동 주민센터를 찾아 세월호 참사 피해자를 돕는데 써달라며 성금 500만 원을 기탁했다. 이 성금은 곧바로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됐다.

노 할아버지가 기탁한 성금은 팔순을 기념해 부인 안경자(74) 할머니와 함께 다음 달 10일 영국으로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지난 2년여 동안 적금을 들어 매달 꼬박꼬박 모아 마련한 것이다.

노 할아버지는 팔순기념 여행을 앞두고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하자 단원고 피해 학생들을 돕기로 결심한 뒤 여행사에 예약을 취소하고, 여행경비 전액을 기탁했다.

노 할아버지는 "그동안 기대해 왔던 팔순기념 여행 보다 훨씬 소중하고 값진 '팔순 선물'이라 생각해 여행경비를 성금으로 내놓게 된 것"이라며 "이 성금이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창환 합성2동장은 "할아버지는 지난 18년 동안 통장을 맡아 오면서 투철한 책임감과 따뜻한 마음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해 왔을 뿐 아니라 지금도 주변의 어려운 이웃과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계시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성호동(동장 김병석) 관내 6개 자생단체도 22일 세월호 참사 피해자 돕기 성금 50만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전남지부에 전달했다.

이성훈 기자 lee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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