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한명 두명 떠나고 … 체육관엔 탈진한 가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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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7일째인 22일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은 점점 비어가고 있다.1천여 명이 넘던 체육관 실종자 가족 수는 이날 오전 현재 절반 가까이 줄었다. 주말을 이용해 체육관을 방문했던 친척과 친구들도 본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시신을 수습한 가족들이 체육관을 떠난 것도 한몫했다.

팽목항에에 남아있는 실종자 가족들 숫자도 3분의 1가량 줄었다. 남아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지금은 우리가 이렇게 뭉쳐 있지만, 하나둘 떠나고 맨 마지막까지 남게 되면 누가 힘이 되어 주느냐"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친척·친구 생업 복귀하고
자원봉사자 수도 크게 줄어


체육관에 거주하는 인원이 줄다 보니 자원봉사 부스도 줄었다. 무료전화서비스는 한 곳만 제외하고 철수했으며, 휴대전화 충전 부스도 절반으로 줄었다. 대한적십자사의 심리상담지원 부스도 철수했다. 실종자 가족이 구조와 시신 수습에만 매달리고 있어 심리 치료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보니 이용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실종자 가족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통곡과 고성이 오가던 체육관도 이제는 지쳐 잠든 사람들로 고요했다. 경찰이 브리핑을 할 때마다 항의하던 가족들도 이제는 항의할 힘도 없어 누워서 듣기만 했다.

팽목항에도 멍하니 앉아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팽목항 가족대책반에 있던 사람들은 이제 대부분 발견된 시신이 들어오는 신원확인소로 자리를 옮겼다.

인양에 대한 입장도 조금씩 갈라지기 시작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선수색 후인양' 원칙을 내세웠고, 20일 열린 정홍원 총리와의 비공개 면담에서도 이에 합의했다. 하지만, 연이어 시신만 발견되자 일부 실종자 가족은 "우리 애들 형태도 못 알아보기 전에 어서 인양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훼손 정도가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인양을 원하는 가족의 마음은 더 커질 듯하다.

박진숙 장병진 기자 joy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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