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호텔 첫 개장' 끌려다닌 김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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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첫 관광호텔이 지난 12일부터 연회장 등 일부시설 영업을 시작했다. 사진은 21일 실내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모습. 정태백 기자

"지역 첫 관광호텔 개장도 좋지만 너무 대놓고 지원하는 거 아냐?"

경남 김해시가 관내 첫 관광호텔 개장 명분에 매몰돼 업체 측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지나치게 행정지원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부원동 역세권지구 건립
공사 중 무리한 영업 신청
웨딩홀·연회장 사용 승인
"퍼주기식 행정 지원" 논란


이에 따라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일반 사업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퍼주기식 행정'에 의아한 눈초리를 보이고 있다.

22일 김해시에 따르면 부원동에 지상 15층, 객실 181개와 연회장, 레스토랑 등의 시설을 갖춘 A 호텔이 이달 말 개장계획에 맞춰 막바지 실내 공사가 한창이다.

부산-김해경전철 부원역사 주변에 아파트와 상가가 포함된 역세권 지구로 개발되고 있는 이 호텔은 지난 2011년 11월 착공해 올 2월 완공 예정이었으나 공사가 늦어졌다.

이 과정에서 A 호텔은 연회장 등 일부 시설에 대해 무리하게 영업 일정을 잡은 뒤, 이를 이유로 김해시에 시설 임시사용 승인을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호텔은 객실 등 실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12일과 13일 주말을 맞아 연회장 웨딩홀 예식의 예약을 미리 받았다.

시는 실내 공사진행 여부를 확인하고도 업체 측이 신청한 임시사용을 행사 하루 전인 11일 승인했다. 시는 "공사로 인한 불편한 사항 등 민원이 제기되면 추후 승인을 취소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웨딩 예약이 취소되면 더 큰 민원이 제기될 수 있다"는 업체 측의 입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또 웨딩영업에 따른 뷔페 등 위생 관련 업무 등의 다른 행정절차도 단 몇 시간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A 호텔은 객실공사와 병행해 연회장 영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주말 웨딩홀을 이용한 시민들은 아직 완전히 개방되지 않은 주차장과 진입도로 등 부족한 교통시설 등으로 인한 불평을 곳곳에서 쏟아냈다.

예식장 하객으로 참석했던 한 인사는 "지역에 관광호텔이 생겨 구경도 할 겸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실내 공사도 진행 중인데다 어수선한 분위기였다"며 "이런 멋진 관광호텔을 제대로 준비한 뒤 영업을 하면 더 좋았을텐데 왜 서둘러서 첫 이미지를 흐리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또 주변도로 상황도 도마위에 올랐다.

호텔 앞 교차로가 병목현상을 빚으면서 큰 혼잡을 빚었기 때문. 시내에서 강서지역으로 진행하는 차량과 국도14호선 중부경찰서에서 시청방면으로 진행하다 호텔진입을 위해 우회전하는 차량이 뒤엉키면서 교통체증이 심했다.

운전자들은 "호텔 하나로 이렇게 심한 병목현상이 생기는데 향후 상가 등이 모두 조성되면 교통흐름이 어떻게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역 현안인 관광호텔 건립사업에 행정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인정하지만 일방적으로 끌려다닌 것은 아니다"며 "주변 도로망 등 불편하고 미흡한 부분은 행정지도와 관련부서와의 협의를 거쳐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백 기자 jeong1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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