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설봉호 승무원'처럼 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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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6일 새벽 전남 여수시 거문도 해상에서 부산을 출발, 제주로 향하던 '현대설봉호'의 화재 현장 모습. 승객·승무원 128명은 전원 구조됐다. 부산일보DB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승무원들의 미숙한 대응과 탑승객 구조 전 탈출이 공분을 사고 있다. 3년 전 탑승객 전원이 구조된 현대 설봉호 화재 사건 때와 비교하면 세월호 승무원들의 미숙한 초기 대응이 얼마나 큰 재앙을 촉발했는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2011년 9월 6일 오전 1시 20분께 전남 여수시 거문도 북동방 10여㎞ 해상. 부산을 출발해 제주도로 향하던 4천t급 현대 설봉호의 선박 후미 기관실에서 새까만 연기와 화염이 피어올랐다.

3년 전 현대설봉호 화재
승무원 초기 대응 빛나
탑승자 128명 전원 구조

한밤중이었지만 승무원들의 대응은 신속했다. 야간 당직 중이던 승무원이 화재 발생 사실을 선장에게 통보했고, 선장은 해양경찰에 신고한 후 바로 비상 사이렌을 울렸다.

25명의 승무원은 1층부터 3층까지 빼곡한 선실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구명조끼를 지급하고, 화재 지점에서 멀리 떨어진 배의 앞부분으로 승객들을 유도했다. 승객들은 승무원들의 지시를 따라 긴급대피로를 이용해 갑판 위로 빠르게 대피했다. 승무원들은 바다에 구명정을 펼쳤고, 승객들은 사다리를 타고 구명정으로 내려갔다.

구조에 나선 해군 함정과 해경 경비정도 나머지 승객들을 무사히 구출했다. 사고 발생 2시간 만인 오전 3시20분쯤 승객과 승무원 128명은 전원 구조됐다.

당시 한 승객은 "1층에서 타올랐던 불이 갑판이 있는 선상까지 확산되는 데 불과 10분이 걸리지 않을 만큼 아찔한 상황이었고 승객들도 많이 당황했지만 승무원들의 침착한 위기 대처로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내 여객선사의 한 관계자는 "여객선 승무원들의 경우 수시로 비상 상황에 대비한 승객 대피훈련을 실시해 사고 발생시 행동 요령이 숙지돼 있지만 세월호의 경우 승무원들의 훈련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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