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빵·인절미… 간식도 '추억의 맛' 전성시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진구 서면로에 있는 '소풍이야기 단팥빵'. 이자영 기자

향수를 자극하는 옛날 간식이 인기다.

단팥빵, 인절미, 옛날통닭 같은 간식이 중년층에게는 추억의 맛,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별미로 다가가면서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식 디저트' 설빙 100호점 돌파
어르신 즐기는 '단팥빵' 별미로
옛날식 '시장 통닭'도 속속 부활
"기본기에 충실한 맛이 인기 비결"

21일 오후 5시 부산 중구 '설빙' 광복 직영점. 40~50대 중년 고객부터 10~20대 젊은 고객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인절미 토스트, 인절미 빙수 같은 디저트를 먹으며 시끌벅적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한국식 디저트 카페'를 표방하며 광복로에 본점을 두고 출발한 '설빙'은 브랜드 론칭 1년 만에 전국 100호점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설빙' 정선희(32) 대표는 "나이 어린 고객들도 줄을 설 만큼 우리 카페를 많이 찾아줘 초반에는 저도 의아할 정도였다"며 "좋은 재료를 사용해 엄마나 할머니가 만들어 준 것 같은 홈메이드 디저트의 맛을 추구한 것이 고객들에게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구 광복로에 있는 '설빙'의 매장 모습. 설빙 제공
'설빙'이 인기를 끌자 '한국식 디저트' 메뉴를 내세운 유사 상호의 가게들도 수십 곳씩 등장하고 있다.
'설빙'의 대표 메뉴인 인절미 빙수. 설빙 제공
어르신의 간식으로 여겨졌던 단팥빵의 인기도 심상치 않다.

전북 군산의 '이성당' 등 각 지역의 이름난 향토 빵집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택배 주문이 쇄도하는가 하면, 단팥빵을 주 메뉴로 한 새로운 형태의 빵집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부산진구 서면로에 지난달 문을 연 '소풍이야기 단팥빵'의 경우 천연발효 액종과 유기농 밀로 만든 단팥빵을 내세워 인근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게에 들어가 직접 빵을 고르거나 좌석이 마련돼 있어 먹고 갈 수 있는 일반 빵집과는 달리 테이크아웃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메뉴도 단팥빵, 앙금빵, 고로케 등 6종류만 취급한다.

직장인 박 모(36·부산 남구) 씨는 "요즘 서울에서 인기인 효모 단팥빵을 부산에서도 먹을 수 있게 돼 반가웠다"며 "역시 음식은 건강한 재료를 사용하고 기본기에 충실한 맛이 가장 사랑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파는 옛날통닭도 인기다. 일명 '부산 3대 통닭'으로 손꼽히는 '거인통닭'을 중심으로 한 중구 부평시장 닭집은 평일에도 손님들이 줄을 설 정도다.

부평시장의 한 업주는 "세월이 흐르고 온갖 간식들이 생겨나도 아버지가 퇴근하면서 사다 주셨던 통닭, 그 추억의 맛을 선호하는 손님들이 많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들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옛날통닭' 메뉴를 출시하고 있다. '네네치킨'의 '네네 옛날통닭', '오늘통닭'의 '옛날식 후라이드 통닭' 등이 그 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