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기념사진이라니 … 애들이 바다에 있는데" 가족들 분노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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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송영철 안전행정부 국장의 기념촬영 발언에 격분해 이주영(가운데) 해양수산부 장관을 둘러싸고 항의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일행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진도 팽목항을 방문했을 때 기념사진을 찍으려 한 사실이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게다가 이 장관 일행이 사복 경찰까지 대동한 사실이 실종자 가족들에 의해 발각되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 장관 일행은 20일 오후 6시께 진도 팽목항을 방문했다. 사고 발생 5일 만이다. 생존자 소식 없이 사상자만 계속 쏟아지는 상황에서 이 장관의 늦은 방문은 처음부터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를 샀다.

해수부장관 일행 팽목항 방문
송영철 국장 '기념사진' 파문

청와대 가겠다던 가족들
사복경찰 채증 장비에 울분


이 장관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30여 분간 수색 상황이 늦은 이유와 향후 계획 등을 설명했다.

이 때 이 장관 일행 중 송영철 안전행정부 국장이 기념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취지로 두 차례 발언을 하면서 가족들의 분노를 샀다.

실종자 가족들은 "우리 애들은 아직 바다에 있는데 기념사진은 무슨 기념사진이냐"며 소리쳤다.

이 장관이 "제가 대신 사과하겠습니다"고 말했지만 실종자 가족들은 분노는 좀체 누그러지지 않았다.

이어 이 장관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떠밀려 50m 떨어진 가족지원상황실로 들어갔다. 가족 대표 2명과 함께 대화를 나눌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복 경찰 때문에 실종자 가족의 분노는 또 다시 폭발했다.

이 장관이 가족지원상황실에 들어간 뒤 몇몇 건장한 남성 20여 명이 가족지원상황실 문 쪽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이들은 실종자 가족이나 기자들처럼 등산복 차림을 하고 있었지만 모두 같은 단화를 신고 있었다.

실종자 가족들이 "당신들은 사복경찰이냐. 우리 아이들은 모두 바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게 우리 잘못이냐"고 항의했다.

결국 남성 20여 명은 아무런 대답 없이 자리를 피했다. 오후 8시 30분께 이 장관이 밖으로 나오자 이들은 실종자 가족과 기자를 막고 이 장관을 둘러싼 채 400m가량을 줄행랑쳤다.

실종자 가족들이 사복 경찰에 분노한 것은 이 날뿐만이 아니다.

사복 경찰은 19일 실종자 가족들이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청와대로 가겠다고 하자 채증장비를 들고 나왔다. 가족들이 "집시법 위반도 아닌데 왜 채증을 하냐"며 항의하자 "도로를 걸으면 교통사고 위험이 있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채증장비를 들고 나왔다"고 변명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우리가 무슨 죄를 지은 거냐"며 "지금까지 세금을 낸 게 부끄럽고 한국인인 게 부끄럽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한편 안전행정부는 송 국장을 직위 해제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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