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초 잡힐 뻔한 '2점짜리 번트', 죽다 살아난 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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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 경기에서 9회 초 강민호의 번트가 악송구로 이어지자 1루에 있던 황재균이 홈 베이스로 슬라이딩해 경기를 뒤집고 있다. 오른쪽에는 먼저 홈을 밟은 2루 주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베이스 옆에서 그를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75억 원의 포수'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가 주말 경기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강민호는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의 원정전에서 '번트'로 팀을 위닝 시리즈로 이끌었다.

롯데, 20일 두산과 원정전
강, 7회 초 시즌 5호 홈런도


드라마는 강민호로 시작해서 강민호로 막을 내렸다. 이날 롯데 타선은 두산 선발 유희관의 페이스에 말려 7회까지 안타를 불과 4개 뽑아내는 데 그쳤다.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건 강민호였다. 그는 7회 초 유희관과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좌측 펜스를 넘기는 115m짜리 솔로포를 터뜨렸다. 지난 13일 이후 5경기 연속으로 타점을 기록하지 못한 강민호의 시즌 5호 홈런. 이 홈런으로 강민호는 이택근(넥센), 에릭 테임즈(NC)와 함께 홈런 공동 2위 자리에 올랐다. 현재 선두는 6개를 쏘아올린 조쉬 벨(LG)이다.

1-2로 끌려가던 롯데는 9회 초 두산의 어이없는 수비에 행운까지 겹치며 졸지에 역전 찬스를 맞았다. 2루수 땅볼로 1루에서 아웃되나 싶었던 선두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두산의 1루수 호르헤 칸투의 실책으로 진루에 성공한 것. 송구를 받는 순간 칸투의 발은 베이스에서 떨어져 있었다.

후속타자인 황재균이 댄 희생 번트마저 두산의 투수 이용찬이 흘리고 말았다. 제대로 된 안타 하나 없이 무사에 1, 2루 상황이 됐다.

오랜만에 기분 좋게 홈런을 신고한 강민호는 이 순간 타석에 들어섰다가 나락으로 떨어질 뻔했다. 강민호는 병살을 막기 위해 주자를 2, 3루로 보내는 번트를 시도했는데 그게 그대로 1루수 칸투 앞으로 굴렀다. 병살을 막으려 번트를 댔다가 되레 병살을 도와준 상황이었다.

그러나 칸투의 송구는 3루수의 글러브를 빗겨갔다. 악송구를 틈타 주자인 히메네스와 황재균이 그대로 홈으로 쇄도했다. 경기가 3-2로 뒤집혔다. 에러로 타점은 기록되지 않았지만 강민호의 '2득점 번트'로 결승점이 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3번 연달아 이어진 행운 덕에 1점 차 리드를 잡은 롯데는 9회 말 정대현을 투입해 승리를 굳혔다.

그러나 롯데는 앞선 19일 경기에서 마무리 김성배가 또다시 무너지며 5-6으로 패했다. 경기 중반 두산 김현수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고도 9회 초 오승택의 동점 적시타로 5-5까지 따라붙은 롯데는 마무리 김성배가 2사 1, 3루 상황에서 양의지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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