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 세월호 수중 촬영 놓고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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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현장 이모저모

○…'꼭 하늘에서 다시 만나렴….' 18일 인천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사망자 김 모(28) 씨의 빈소에는 김 씨와 여자친구 정 모(28) 씨가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놓였다. 김 씨의 어머니 김 모(59) 씨는 아들과 정 씨의 사진을 들여다보며 "올가을에 둘을 결혼시키려 했는데…"라고 말을 삼켰다.

4년여를 사귄 김 씨와 정 씨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 김 씨는 세월호의 불꽃놀이 아르바이트생, 정 씨는 객실 승무원으로 근무하다 이번 참사로 함께 숨졌다. 어머니 김 씨는 "영혼결혼식이라도 열어 줘야 할 것 같다"며 굵은 눈물을 흘렸다.

○…실종자 가족들이 해경 관계자와의 대화 자리에서 모두 목이 심하게 상한 모습을 보여 주변의 걱정이 이어졌다. 가족들은 마이크가 없으면 제대로 말을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목이 상한 상태.

가족들은 "이렇게 목이 쉬도록 이야기하지 않으면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다"며 "더는 목소리도 안 나올 정도로 외쳤지만, 아직도 제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며 가슴아파했다. 가족들은 목이 완전히 쉰 상황에서도 배가 완전 침몰하는 상황에 이르자 빨리 대책을 내놓으라며 또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해경이 18일 선내 진입 성공을 실패로 번복하자, 실종자 가족들의 불신은 더욱 깊어지는 분위기이다. 이 가운데 가족들 사이에는 세월호의 수중 촬영을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경찰과 정부의 구조 활동을 신뢰하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은 "수중 촬영을 해서 선내 진입 등 전체 구조 과정을 가족들에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다른 가족들은 "수중 카메라를 가지고 내려갈 잠수요원이 아이들을 구하는 일을 하는 게 더 낫지 않느냐"고 반대해 양측 사이에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고가 발생한 전남 진도군에는 실종자 가족과 현장 구조활동을 도우려는 전국 자원봉사자의 행렬이 잇따르고 있다. 사고 직후 진도를 찾아 자원봉사에 참여한 인원은 2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 등에서 급식과 지원물품 배급 등을 돕고 있다.

또 직접 현장을 찾지 못한 국민들이 보낸 구호물품 등도 속속 현장에 도착하고 있다. 18일 진도실내체육관과 진도군청에는 전국 각지에서 보내 온 구호물품이 가득했다. 쌀과 라면, 음료 등 식음료와 기본 생필품 등 다양한 물품은 도착 즉시 가족들에게 전달됐다.

김한수·박진숙·장병진 기자 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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