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엉터리 선적' 참사 자초, 화물·차량 신고보다 더 실어
세월호가 신고한 것보다 화물과 차량을 과적했고, 세월호와 같은 조선소에서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여객선이 2009년 승객들을 태우고 침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총체적 부실'이 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한국해운조합에 따르면 세월호는 지난 15일 출항 전 화물 657t, 차량 150대를 실었다고 조합에 보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실제 확인 결과 세월호는 화물 1천157t, 차량 180대를 싣고 있었다. 화물은 무려 500t, 차량은 30대를 초과한 것이다.
화물 500t 차량 30대 초과
밧줄로 제대로 묶지도 않아
선박 하중조절 실패도 원인
해경은 이전 세월호가 148대의 차량(승용차 88대, 트럭 50대)을 실을 수 있다고 허가해 줬지만, 허가보다 32대나 초과한 차량을 실은 것이다.
이마저도 해경이나 해양항만청은 파악하고 있지 않았다. 출항 전 점검 보고서는 해운사들의 모임인 한국해운조합에만 제출되기 때문이다.
또 선원, 승객들의 증언에 따르면 과적한 화물, 차량을 제대로 묶어 놓지도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컨테이너와 차량을 묶어 뒀던 밧줄이 끊어지면서 화물이 한쪽으로 쏠렸다는 것이다.
무거운 화물을 여객선 아래쪽에 싣고, 가벼운 화물은 위쪽에 실어 무게중심을 낮게 만들어야 하는데 보통 편의상 화물이나 자동차가 들어오는 순서대로 싣는 경우가 많다.
부경대 환경·해양과학기술연구원 공간정보연구소 이상윤 소장은 "배가 요동치면서 화물들이 한쪽으로 쏠렸고 이때 배가 복원력을 상실, 외방경사(배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현상)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선박 하중조절 실패'에 따른 급격한 무게중심 상실, 쏠림 현상이 전복의 요인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조선소에서 철판·크레인 제작·설치, 크레인·안전관리 업무 등 10년 근무경험이 있는 김재준 코뿔소컨설팅 대표는 "여객선이 출항 지연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배 아래쪽에 있는 '밸러스트 탱크'(평형수를 통해 배의 무게를 맞추는 장치)의 물을 일정부분 방출시키고 배 높이를 맞추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경우 배 위쪽이 무거운 상태로 배가 변침점(항로를 변경하는 지점)에서 급선회하는 과정에서 쏠림 현상으로 배가 급격히 기울면서 복원불가 상태가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또 "세월호는 증·개축을 통해 선박 뒤쪽 상단에 철판 230t을 추가설치했는데 배 하부 폭이 좁은 상태에 상단 뒤쪽으로만 무게를 추가하면 위험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1994년 세월호(6천 825t급)를 건조한 일본 하야시카네 조선소가 이듬해 만든 여객선 아리아케호(7천 910t급)는 2009년 일본 도쿄에서 오키나와로 운항하던 중 미에 현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6.9m에 달하는 높은 파도를 맞은 것이 원인이었지만 세월호처럼 급격히 선박이 한쪽으로 기울었고, 화물 고정 장치가 풀리면서 대형 컨테이너가 흩어졌다. 결국 복원력 상실로 침몰했지만 승객 7명, 선원 21명은 모두 구조됐다.
한편 청해진해운은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고객만족도 우수 선사'로 4차례 선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 실시된 해수부의 '2013년 연안여객선 고객 만족도 평가'에서 청해진해운은 상위권 선사로 선정됐다. 전국 56개 선사, 여객선 137척을 대상으로 한 조사다.
조사 내용은 선박 이용 편의성, 시설 청결성, 승무원 친절도, 선내 방송 내용 등 서비스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고, 안전 평가는 아예 항목에 들어 있지 않았다.
송현수·조영미 기자 mia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