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뱃머리까지 사라지자 뒤늦게 시신유출 방지 그물망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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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 구조 나흘째

18일 오후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 앞 사고 해상에서 민간 다이버들이 선내 수색을 위해 로프를 세월호에 고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가 완전 침몰(18일)된 이후 시신 유실 우려가 크게 높아지자 해양경찰청이 뒤늦게 기존의 방침을 바꿔 사고해역에 시신 유실 방지용 그물망(안전펜스)을 설치키로 해 뒷말을 낳고 있다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은 19일 오전 전남 진도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상대로 가진 브리핑에서 "혹시 시신이 더 멀리 떠내려갈 것에 대비해 (사고 해역에서 떨어진) 먼 거리에 오늘부터 그물망을 치도록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앞서 18일 낮 12시 57분 세월호의 뱃머리가 물 밑으로 완전히 가라앉으면서 선체가 개방될 경우 시신이 조류에 휩쓸려 유실될 경우를 대비해 안전펜스를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해경은 "펜스를 설치할 경우 그물이 선체 통로를 막아 다이버의 선내 진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수색작업이 끝나는 대로 펜스를 설치할 것"이라고 '불가' 입장을 밝혔다. 그랬던 해경의 태도가 하루 만에 180도 바뀐 것이다.

해경의 오락가락 대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고 발생 직후 해경은 세월호 주변에 안전펜스를 설치했다가 해난 특수구조대와 민간 다이버 등의 수색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이를 철거한 바 있다.

일단 그물망이 설치되면 유속에 휩쓸려 먼바다까지 흘러간 시신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배가 완전히 가라앉으면 시신 유실이 가속화될 수 있어 그물망 설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경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부 배동명 교수는 "배가 가라앉으면 선체 내외의 압력 차가 같아져 문의 개폐가 쉬워진다. 여객선이 일시에 개방되면서 시신이 유실될 수 있기 때문에 펜스 설치가 필수적이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적은 이 일대 물길에 익숙한 어민들도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이다.

진도군에 살고 있는 용현창(48) 씨는 "이 일대는 평소에도 유속이 빨라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해도 물살이 워낙 세 먼 곳까지 흘러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18일 시신 유실에 대비하기 위해 대형기선저인망조합에 쌍끌이어선 투입을 요청했다. 쌍끌이어선은 해저까지 닿는 그물이 두 척의 어선에 연결된 것으로, 배들이 그물을 끌고 가면서 시신이 조류에 흘러가는 것을 막는 거름망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아 기자 sr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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