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우리도 지구의 일원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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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식자로부터 경쟁보다 상호 부조의 관계를 맺는 동물들. 도서출판 리수 제공

얼마 전 개봉한 영화 '노아'를 보고 두 가지가 궁금했다.

성경에서는 심판을 앞두고 노아의 방주에 동물들이 한 쌍씩 탔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인간은 노아 가족뿐인데, 동물들은 떼로 몰려와 방주 안에 자리를 잡았다. 인간보다 동물들이 더 귀하다는 의미였을까? 또 하나. 카인의 후예인 종족들은 지구를 정복한 인류상을 대변하는데 결국 심판으로 멸종되고 셋의 후예인 노아 가족만 살아남는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왜 카인의 후예처럼 지구의 정복자로 살아가는 것일까?

35억 년이라는 지구의 시간을 일주일로 본다면 인류가 나타난 시간은 마지막 날 자정 3분의 2초 전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있다. 동식물 스스로가 서로 도와가며 조화로운 생태계를, 말 그대로 '스스로(自) 그렇게(然)' 유지해왔다. 인류의 등장, 특히 지구의 화석연료를 뽑아 쓰면서 '산업혁명'이 일어난 이후, 지구는 급격히 망가지기 시작한다. 에너지와 과도한 물질 소비로 지탱되는 화려하고 풍족한 삶이 지상의 가치로 여겨지면서 인간은 자연을 지배와 활용의 대상으로 삼는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분임을 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 주변 환경 이슈 쉽게 풀어
지구 위하는 생활 습관 소개


모든 생명은 서로 돕는다/ 박종무
선행이든 악행이든 그 결과는 반드시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오만한 인간에게 자연은 끝없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스스로 성찰하고 반성하는 '셋'형 인류가 다시 나오고 있다.

'모든 생명은 서로 돕는다'는 수의사인 지은이가 딸에게 전하는 생명의 메시지다. 친절하고 따뜻한 음성으로 딸 리수에게 자연의 섭리와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 친화적 생활 방식을 전한다. 각 장의 끝에서는 해당 주제를 좀 더 심화해 참고할 만한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가치는 육식의 경고, 유기견 안락사, 유전자 변형 농산물 문제 등 언론을 통해 한 번쯤은 접해봤을 법한 환경 이슈들을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풀어내 우리에게 반복 학습시켜준다는 데 있다. 환경의 소중함을 알면서도 일상에서 곧잘 잊어버리는 현대인들이 이런 책을 곁에 두고 늘 펼쳐볼 수 있다면 행동과 실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속의 생태습관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어 응용에 도움이 된다. 집 주변에 텃밭을 조금이라도 가꾸고,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 그리고 과도한 육식을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 위주로 소박하게 먹는 것에서 지구를 살리는 일은 시작된다. 지구를 망쳐놓고 더 많은 에너지, 더 넓은 땅을 찾아 우주까지 뻗어가는 인류가 지구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첫걸음이다. 박종무 지음/도서출판 리수/292쪽/1만 7천900 원.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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