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지울 수 없는 충격'… 다친 몸보다 마음의 상처 더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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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학생들 '트라우마' 비상

16일 전남 진도군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세월호' 생존자들이 심각한 심리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생존자들이 치료 받고 있는 병원 등에 전문가를 파견해 심리지원을 하고 있다.

18일 오전 6시 현재 생존자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학생 75명을 포함해 총 179명. 이들은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과 트라우마, 불안 등을 호소하고 있다.

통상 사고 생존자는 약 3일가량 급성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전문가들은 이때 신속한 심리적 지원과 정확한 정보 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혼자 살아남았다' 죄책감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사고 떠올리며 불안 호소
신속한 심리적 지원 중요


배정이 부산시 재난심리지원센터장은 "급성 스트레스 단계에 전문가들은 생존자를 방문해 감정 등을 파악하고, 현장에서 쏟아지는 부정확한 정보에 대해 바르게 알려주며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고 말했다.

이후 심리적 지원과 더불어 상담 대상자의 요구에 맞는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이는 일반적인 심리 상담과 다른 부분으로, 재난 생존자의 심리적 안정을 빠르게 되찾아주기 위한 조치다. 부산외대 생존자의 경우, 기숙사에서 혼자 잠들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학생에게 친구나 선배 등이 같은 방에서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했다.

지속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3개월 후에도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다면, 정신과 진단을 받아 의료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

생존자는 사고 현장과 비슷한 환경을 만나면 당시 정서를 떠올리는 '되경험' 단계를 거친다. 이번에 구조된 6살 권 모양이 계속 어딘가에 매달리는 행동을 한다고 알려졌는데, 되경험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부산외대 참사 생존자 중 일부는 천장이 높은 학교 강당에서 음악이 울려 퍼지자 사고 당시를 떠올리며 불안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 한동안 유사한 상황을 피하거나 과도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천장이 무너졌던 부산외대 참사 생존자 중에는 건물에 들어가면 천장부터 올려다본다는 학생들이 많았다.

배 센터장은 "생존자에 대한 초기 지원과 더불어 애타게 구조 소식을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16일 오후 11시께부터 생존자가 치료 중인 병원에 전문가를 파견해 심리지원을 실시하고 있으며. 사고 해역 근처 팽목항에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를 파견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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