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살아 있을 생존자 다칠라…" 가족들, 선체 절단 후 진입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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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항 겪는 구조 작업

18일 오전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km 앞 사고 해상에서 구조대들이 수색작업을 벌이는 가운데 뒤쪽으로 인양을 위한 크레인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실종자 구조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선체 바닥을 절단해 내부에 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들은 생존자들의 안전을 우려해 선체 파손이나 인양에는 극구 반대하고 있다.

구조 작업 이틀째인 17일에는 오전부터 비가 내리면서 실종자 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었다. 현장에는 해경, 해군, 관공서, 민간 선박 172척과 해경 283명, 해군 229명 등 잠수요원 512명이 투입돼 수색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빗방울이 거세지고 파고가 1.5m 가까이 높아지면서 해경은 오후 1시께 수색을 중단했다가 오후 8시 40분부터 다시 잠수 요원을 투입했다.

500여 현장 잠수 대원들
사흘째 선내 진입 어려움
조류 탓 무인로봇도 멈칫

잠수 가이드라인 설치 중
"작업시간 늘릴 수 있게
감압 장치 동원해야"


구조작업에 별다른 진전이 없자 해경은 수색용 무인로봇까지 동원했다. 무인로봇은 18일 밤 12시 30분부터 사고 선박 주변에서 대기했지만, 거센 조류 탓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다.

사고가 난 세월호는 뒤집힌 상태로 바다에 빠져 있어 잠수부들이 거센 조류를 뚫고 아래로 내려가 선내에 진입하기 어려운 상태다. 잠수부들의 산소통은 약 15분밖에 유지되지 않아 물속에서 오래 머무르지 못하는 것도 수색 속도를 더디게 했다.

이에따라 해경은 잠수부 투입을 위해 18일 오전 세월호 내부 식당까지 잠수 가이드라인 설치 작업을 진행중이다.

구조가 속도를 내지 못하자 뒤집힌 배 밑을 뚫어서라도 잠수부를 선체에 진입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혹시라도 배에 남아 있을 생존자를 위해서 가능한 모든 조치를 다 해 선내에 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들은 선체를 파손하면서 진행하는 구조 작업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자들이 선내 에어 포켓 부분에서 생존해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에 희망을 걸고 있다. 배 밑창에 구멍을 뚫다가 배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실종자들이 오히려 다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종자 가족들은 무리하게 선체에 진입하기보다는 생존자들의 생존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공기 주입 작업을 빨리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잠수부들이 해저에서 더 오래 버틸 수 있는 감압 장치를 사용하라고 주장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크레인 인양에도 반대하고 있다. 크레인을 통해 선박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생존자가 선체 밖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인양 과정에서 시체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도 유족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해경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시신 수습과 생존자 구조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크레인으로 선체를 인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숙 기자 tru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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