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오빠 장례식 가려다 폭행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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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오빠 장례식에 가겠다고 했다가 매만 맞았어요."

지난 16일 오전 9시께 울산 남구 한 외국인유흥업소 3층 복도에서 필리핀 여성 A(24) 씨가 한국인으로부터 폭행당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한국 취업 20대 필리핀 여성
경찰, 에이전시 직원 입건


예술흥행 사증을 받고 이 업소에서 일하는A 씨는 며칠 전 고향인 필리핀 마닐라에서 친오빠가 지병 때문에 숨졌다는 비보를 접했다.

A 씨는 한국 에이전시 직원 B 씨에게 잠시 고국에 다녀오길 원했지만 B 씨는 허락하지 않았다. A 씨가 필리핀으로 돌아가면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는 게 이유였다. A 씨처럼 무대공연을 목적으로 오는 이주여성은 일종의 소속사이자 직업소개소 역할을 하는 한국 에이전시를 통해 관련 업소에 취업하고 있다.

두 사람 사이에 실랑이가 계속되면서 B 씨가 결국 완력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A 씨의 팔을 잡아채고 목을 조르기도 했다.울산 남부경찰서는 B 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한국 업소에서 공연하는 대가로 140만~150만 원의 월급을 받기로 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A 씨가 실제 손에 쥔 돈은 50만 원 안팎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에이전시 몫이었다.

돈을 더 벌려면 손님방에 들어가 술접대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접대비 역시 절반은 업주가 가져갔다.

경찰은 해당 업소에서 일하는 이주여성 9명에 대해 술접대 강요 등 업주와 에이전시 측의 착취행위가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와관련 울산지역 여성단체들은 "외국인 연예 여성들에 대한 악질 에이전시나 업주들의 '갑질'을 차단하기 위해 이번 기회에 대대적인 단속과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권승혁 기자 gsh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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