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톡톡] 어떤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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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방방곡곡으로 여행 취재를 다니다 보면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난다. 그중에서도 여행지 관련 자료나 해설 등이 필요해 해당 지자체에 연락을 취할 경우, 맨 먼저 인연을 맺는 이가 주로 공무원이다. 그때마다 느끼는 건데, 문화관광 홍보대사는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바로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구나를 새삼 확인하는 거다.

올 초 강원도 화천 산천어축제를 취재하러 갔을 때다.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축제였지만 현지에서 머무는 동안 전담 직원까지 배치돼 취재에 필요한 각종 문의 사항을 즉각 답변해 주었다. 1박 2일 취재를 마치고 부산으로 돌아온 뒤에도 축제 담당 직원은 더 필요한 자료는 없느냐, 화천 여행은 즐거웠느냐며 카톡으로, 문자메시지로 안부를 물어와 그들의 화천 사랑에 혀를 내둘렀다.

경북 영주 여행은 또 다른 성과였다. 정도전 생가를 가 볼 요량으로 일찌감치 추진한 곳이었는데, 자료 수집 차 첫 접촉을 할 때만 해도 영주시청 홈페이지에선 전혀 찾아볼 수 없던 관련 자료가 속속 올라왔다. 심지어 현지 취재를 갈 시점엔 문화관광해설사까지 상주 배치되고, 문화재관리팀장까지 나서서 설명을 해 주는 등 호의를 보여 깜짝 놀랐다.

경북 영덕 블루로드 취재 때다. 영동 지방 기상 이변으로 날씨가 며칠째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일정을 못 잡고 있었는데 관광책자 신청 코너에 남겨 놓은 휴대폰으로 문화예술과 직원이 전화를 걸어 왔다. 그는 취재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이메일과 카톡 등으로 실시간으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코스별 특징이나 거쳐 갈 코스의 이장집 내력까지 귀띔해 주어서 보다 풍부한 정보를 지면에 담을 수 있었다.

전북 고창군 문화관광과의 문화진흥 담당 직원은 더 놀라웠다. 자료 요청 때문에 해당 직원과 통화를 하던 중 숙박할 곳은 정했느냐는 것이었다. 안 그래도 몇 군데 알아보고 있는데 여의치 않으면 당일치기라도 할 생각이라고 했더니 대뜸 자기 집에라도 재워줄 테니 고창 취재는 가급적 1박 2일로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허걱!" 소리가 절로 나왔다. 말만이라도 감사하다면서 고사하긴 했지만 고창을 알리고 싶어 하는 그의 마음 씀씀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기자 개인이 겪은 후일담에 불과하겠지만 그들로 인해 화천 여행이, 영주와 영덕 여행이, 그리고 고창 여행의 이야깃거리가 더 풍부해진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김은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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