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참사] 침몰 원인은? 급선회하다 화물 쏠리며 배 중심 잃었을 가능성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승객들이 한쪽으로 기울어 버린 배안에서 몸에 중심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생존자 제공 연합뉴스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사고 원인이 항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뱃머리를 갑자기 돌리는 순간 무게 중심이 쏠린 데 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해경은 16일 오후 10시께부터 세월호의 승무원들을 목포해양경찰서로 불러들여 사고 경위와 항로를 변경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해경 조사 결과 사고 직전 세월호가 항로를 변경하는 지점(변침점)에서 급격하게 항로를 바꾸면서 선박에 실려있던 화물이 한쪽으로 기울며 침몰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해경, 선장 등 조사 후 잠정 결론
좌초설 등도 일부선 여전히 제기


무리하고 급격한 방향 전환으로 선체에 결박한 화물이 풀리면서 한쪽으로 쏠려 여객선이 중심을 잃고 순간적으로 기울어 졌다는 것이다. 해경수사본부는 선장 이 모 씨 등 핵심 승무원을 조사한 결과 변침이 사고 원인으로 보인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해역은 목포-제주, 인천-제주로 향하는 여객선과 선박의 변침점이다.해경은 사고 여객선이 이 변침점에서 급격하게 뱃머리를 돌려 항로를 변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급격하게 항로를 바꾸면서 결박해 놓은 차량 180대와 컨테이너 화물 1천157t이 풀리면서 단 몇 초 사이에 화물이 쏟아져 한쪽으로 쏠리면서 배가 복원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이때 조타기도 말을 듣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승객이 '쾅'하는 소리를 들었고 배가 좌초되기 전까지 지그재그로 운항했다는 진술로 미뤄볼 때 충격음은 급격한 변침으로 쏠린 화물이 선체에 부딪히는 소리로 추정된다.

한 해양 전문가는 "급격한 방향 전환이 원인이라면 순간적으로 화물이 쏠려 복원력을 잃고 조타기도 말을 듣지 않은 채 전도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좌초 등 다른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월호가 암초와 부딪힌 뒤 선박 밑부분에 일직선으로 길게 파공이 생기면서 침몰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한 해상전문가는 "선박 내에 파공이 생기면서 차량과 화물이 실려있는 쪽으로 갑자기 기울면서 무게추 역할을 해 빠르게 가라앉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배 밑바닥 부분에 원인 모를 큰 충격이 가해져 선체가 파손돼 가라앉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부 승객들은 사고 직후 굉음과 함께 '지지직'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구조 인력에게 증언하기도 했다. 한 승객은 "바닥에 누워 있는데 배 바닥에서 '지지직'하는 큰 소리를 내며 긁히는 소리가 났다"고 밝혔다.

해경수사본부는 앞으로 수색작업과 함께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