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참사] 수학여행 잇단 안전사고 왜? 돌발상황 땐 인솔교사도 속수무책… 전문 안전인력 배치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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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는 실종자 가족들과 정부 관계자, 봉사자 등으로 분주한 가운데 16일 침몰사고 후 구조된 안산 단원고 학생 등 생존 피해자들이 체육관내에서 담요로 몸을 녹이며 비통해 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최근 여객선 침몰사고와 차량 추돌사고 등 수학여행 안전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비상 시에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질 전문 안전인력이 배치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6일 오전 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사고의 여파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갈 예정이던 부산지역 일선 학교와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다음 달 27일부터 3박4일간 제주도 수학여행을 계획 중인 부산 동구의 한 고교에는 16일 오후 "배편을 이용해 여행을 가느냐"는 학부모들의 우려 섞인 문의전화가 이어졌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항공편으로 제주도에 가는데 마라도 등 제주도 내 섬 지역을 여행할 때는 배편 이용을 계획 중이었지만 이를 삼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백 명 학생 관리교사 태부족
사고 대응 총괄시스템 도입해야


지난 2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부산 동래구의 모 고등학교 교장은 "배편은 운항시간이 길어 학생관리가 힘들다. 안전사고의 우려가 높아 1인당 여비 10만 원이 더 들더라도 비행기로 가는 것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앞서 지난 3일 경기도 양평~서울간 국도에서 부산 경남중학교 학생들을 태운 채 대열운행을 하던 수학여행 버스 7대 중 3대가 추돌사고를 내는 등 수학여행 관련 안전사고가 잇따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짧은 시간에 최대 인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 안전요원들이 배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학여행에는 각 학교의 인솔교사와 교감 등 책임교사가 학생들과 동행한다. 하지만 수백여 명의 학생들을 관리하기엔 턱없이 적은 숫자다.

이번 진도 선박 침몰사고 때도 3박4일 일정의 수학여행길에 오른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관리하는 교사는 14명에 불과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안전을 총괄하는 전문 안전요원이 배치돼 사전 점검을 통해 안전성 여부를 확인하고, 여행 중에도 안전위해 요소를 파악하고, 사고시에는 대피와 대응을 총괄하도록 하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행계획 단계부터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안전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일선 학교들은 현장체험학습 운영 매뉴얼에 따라 사고 시 대응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안전교육 관련 지침이 사고자에 대한 전문적인 응급처치나 안전지대로의 대피법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아 돌발상황에 대처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지침에는 체험학습에 앞서 인솔교사가 각종 시설물에 대한 사전점검, 안전장비 비치 및 안전요원 배치 여부를 확인토록 하고 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편 부산시교육청은 16일 최근 발생한 수학여행 차량 사고와 관련해 '체험학습 차량운행 안전 대책'을 내놓았다. 차량업체와 계약 시 안전운행 실적확인 제도의 도입, 버스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 실시, 운전자간 신속한 연락체계 확립 등의 내용이 개선책으로 제시됐다.

김현아·최혜규 기자 srdfi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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