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더듬고 빠뜨린 실책에 또 울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10회 초 NC 김태군의 적시타 때 강민호가 2루 주자 모창민을 홈에서 아웃시키는 데 실패하자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naver.com

어제는 불펜이, 오늘은 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롯데 자이언츠가 또다시 연장 승부 끝에 7-8로 패해 눈물을 쏟고 말았다. 반면, NC 다이노스는 롯데를 제물로 삼아 창단 이후 첫 5연승을 질주했다.

롯데, 연장 끝에 7-8 패배
정훈·장성우 줄줄이 실수
초반 대량득점 기세 꺾여
NC 창단 후 첫 5연승 질주


양 팀의 명암은 실책에서 갈렸다. 이날 롯데 내야수는 2개의 어처구니없는 실책을 범했다.

16일 경기 이전까지 롯데는 12게임을 치르며 실책이 4개에 불과했다. '수비 짜임새가 완전히 달라졌다'던 평을 듣고 있었다. 이날 보이지 않는 실책까지 포함하면 아쉬운 장면은 모두 4번이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벌어진 실책은 1회부터 대량 득점하며 기세 좋던 롯데의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김시진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손봤다.

부진한 테이블세터진을 일신하기 위해 연일 장타를 터뜨리고 있는 정훈을 1번에, 하위 타순으로 내려가 있던 김문호를 2번에 배치했다. 포수도 타율이 부진한데다 몸살까지 겹친 강민호 대신 장성우를 시즌 첫 선발 출장시켰다.

달라진 라인업은 1회부터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1회 말 롯데는 1, 2, 3번 타자의 연속 안타로 선취점을 뽑아냈고, 황재균이 싹쓸이 3루타를 터뜨려 4-0으로 멀찌감치 앞서 갔다.

하지만 2회 초 문규현의 1루 악송구부터 수비가 삐걱대기 시작했다.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마무리될 수 있었던 이닝이 길어졌고 투구 수가 늘면서 호투를 하던 김사율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바로 뒤 3회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무사 3루 상황에서 이종욱의 평범한 2루수 땅볼을 정훈이 더듬으면서 롯데는 아웃 카운트도 잡지 못하고 그대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들여보내고 말았다.

실책의 무서운 점은 곧장 또 다른 실책을 불러온다는 점. 이어진 무사 1, 2루 상황에서 포수 장성우가 공을 빠뜨렸다. 포수 몸 한가운데 떨어진 바운드볼을 블로킹하지 못해 뒤로 빠뜨린 장성우가 허둥지둥 공을 찾는 사이 2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투수의 폭투로 기록됐지만 사실상 포수 실책이었다.

6회 초에는 어설픈 중계 플레이까지 나오며 팬들의 뒷목을 잡게 했다.

2사 2루에서 NC 박민우가 우전 안타를 쳤다. 우익수는 지난해 10개의 보살을 기록한 강견의 손아섭. 하지만 2루에서 홈으로 직행하는 김태군을 잡기 위해 손아섭이 던진 홈 송구를 2루수 정훈이 그대로 커트하고 말았다. 정훈이 머뭇거리는 사이 발이 느리기로 소문난 NC 김태군은 홈인에 성공했다. 송구가 차단될 때만 해도 김태군은 홈까지 약 15m를 남겨둔 상황이었기에 한층 더 아쉬웠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