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사이드] '양 김' 사령탑의 흥미로운 '좌우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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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사직구장 2차전 8회 말.

7-7 동점 상황에서 롯데는 선두타자 황재균의 안타와 이승화의 희생번트로 1사 2루의 천금 같은 역전 찬스를 만들었다. 타석에는 우타자 문규현이 들어섰다. 이때부터 '양 김' 사령탑의 흥미로운 '좌우 신경전'이 벌어지기 시작됐다.

마운드에는 NC 불펜의 우완 임창민이 투구를 준비 중이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동점타 한 방을 기대하며 벤치에서 쉬고 있던 좌타 박종윤을 타석에 세웠다. 우완 투수 대 좌타자의 대결.

NC 김경문 감독은 내심 철렁했을지 모른다. 1점 차로 뒤지던 1차전 9회 말 롯데 우완 김성배에게 좌타 에릭 테임즈를 대타로 내세워 자신이 동점을 뽑아낸 장면이 데자뷰처럼 떠올랐을 터.

김경문 감독이 박종윤을 안전하게 상대하기 위해 1볼 노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투수를 좌완 홍성용으로 교체했다. 이번엔 좌완 투수 대 좌타자.

김시진 감독도 팔짱만 끼고 있지는 않았다. 그는 이례적으로 투수와 대치 중이던 박종윤을 불러들이고 우타 강민호를 다시 대타로 내세웠다. 대타로 기용됐던 박종윤이 공 하나 바라보고 황당하게도 다시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1타순에 2명의 타자와 2명이 투수가 대치한 셈이다. 결국 마지막엔 좌완 투수 대 우타자 대결이 됐다.

갈 데까지 가는 걸까? 양 김의 좌우 신경전은 강민호의 타석에서 막을 내렸다. 김경문 감독이 이번에는 투수 교체 대신 고의사구를 지시했다. 2할 초반의 타율로 부진의 끝을 달리고 있는 강민호는 오랜만에 '강타자 대접'을 받으며 그렇게 1루로 걸어나갔다. 권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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