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2014 스페인국왕컵 결승에서 바르셀로나를 2-1로 꺾은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짧고 정교한 패스를 쉼 없이 구사하는 '티키타카'로 유럽 축구 정상에 군림해온 FC바르셀로나가 무너지고 있다.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결장에도 불구하고 '엘 클라시코'(FC바르셀로나와의 더비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코파 델 레이(스페인국왕컵)를 거머쥐었다.

스페인국왕컵 결승전 2-1 승
바르샤 '티키타카 축구' 실종

레알은 17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2013-2014 스페인국왕컵 결승에서 2-1로 승리를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레알은 2011년 이 대회에서 바르셀로나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후 3년 만에 우승컵을 탈환했다. 통산 19번째 우승이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리오넬 메시를 필두로 네이마르,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 핵심 선수 대부분이 나섰지만 특유의 세밀하고도 정교한 패스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크로스 위주의 공격으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전후반 90분 동안 바르셀로나 축구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볼 점유율은 상대를 앞섰으나 무의미한 지역에서 잦은 패스는 전방까지 연결되지 못했다. 숫자와 겉모습만 티키타카였을 뿐 세밀하고 세부 전술은 찾을 수 없었다.

이날 레알은 간판 골잡이 호날두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공격력에 대한 우려를 샀지만 가레스 베일과 앙헬 디마리아가 그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먼저 골문을 연 것은 레알이었다. 전반 11분 역습에서 앙헬 디 마리아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23분 바르셀로나가 균형을 맞췄다.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사비의 크로스를 수비수 마르크 바르트라가 헤딩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바르셀로나가 한 골을 만회했지만, 후반 40분에 가레스 베일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가레스 베일이 페널티지역 안쪽까지 40여m를 단독 돌파해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골키퍼 다리 사이로 공을 차넣었다.

마지막 공세에 나선 바르셀로나는 경기 종료 직전에 찬스를 잡았지만 네이마르의 슛이 골대를 때리면서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김병군 기자 gun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