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외래종 강준치·끄리 배스·블루길만큼 치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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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폭한 성질 때문에 '조폭 물고기'로 불리는 강준치. 김진성 씨 제공

배스와 블루길은 외래 어종으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서 환경부가 퇴치 어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지차제마다 심심찮게 외래어종 배스 퇴치 행사를 벌이기도 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국내 고유종이면서 원래 살던 곳이 아닌 곳에 이식된 '토종 외래종'(이입종)에 대한 경계는 무디다. 토종 외래종은 외국 외래종 못지않게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강준치와 끄리는 서해로 흐르는 한강과 금강 수계의 물고기인데, 지금은 낙동강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다.

강준치는 떼를 지어 몰려 다니며 닥치는 대로 작은 물고기를 먹어 치우기 때문에 '조폭 물고기'라는 닉네임이 붙을 정도다. 끄리는 상대적으로 덩치는 작지만 제 몸 크기의 루어를 공격할 정도의 포식성을 지녔다.

이들 토종 외래 어종은 밀양 수산, 양산 원동, 낙동강하굿둑 인근 지역 어디에서나 우세하게 출현했고, 배스나 블루길과 마찬가지로 낙동강의 수중 생태계를 크게 교란시키고 있다. 한국 기후에 이미 적응한 물고기이다 보니 배스보다 오히려 적응력이 더 뛰어나다.

국립수산과학원 이완옥 박사는 "끄리나 강준치처럼 상위 포식 어종은 다른 하천으로 이동하면 고유종을 거침없이 공격하기 때문에 하천생태계에 끼치는 악영향이 외국에서 온 외래 어종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비록 토종이라 할지라도 무분별한 도입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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